[토요판 커버스토리]‘甲중의 甲’ 기재부
정부가 세법개정안 작성에 한창이던 7월 말.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건물 앞에는 가방을 옆구리에 낀 채 초조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는 공무원이 유난히 많았다. 대전의 한 정부 부처에서 온 A 과장도 그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가 상대가 받지 않았는지 인상을 쓰며 전화기를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그는 7월 들어 사무실보다 기재부로 출근하는 날이 더 많았다. 자기 부처의 세제지원 정책이 이번 개정안에 반영되게 해달라고 거의 매일같이 세종시에 와서 ‘로비 전쟁’을 벌인 것이다. 불볕더위에 몸은 파김치가 됐지만 기재부의 담당 공무원을 만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B 과장은 “우리가 가겠다고 전화를 하면 오지 말라는 답변만 듣기 때문에 항상 불시에 찾아가야 한다”며 “결국 허탕만 치고 몇 시간이 걸려 사무실로 돌아가는 날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전체 정부 부처 가운데 행정고시 성적이 가장 우수한 공무원들이 모인 조직, 한국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막강 파워’를 가진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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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