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영의 영화와 심리학]감시자들
지하철 2호선에 탄 목표물을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하윤주(한효주). 그녀는 40대 후반의 아저씨 차림을 한 목표물의 일거수일투족을 빠짐없이 기억해 낸다. 목표물의 인상착의, 그가 타고 있던 지하철의 객차 번호, 지하철에서 벌어진 사건과 거기에 있었던 사람들의 얼굴, 목표물의 동선과 그가 움직인 정확한 시간, 거기에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번호부에 메모를 하던 목표물의 필압까지 확보해 둔다. 글자가 지워진 신문 하윤주가 초능력에 가까운 기억력으로 자신이 본 것들을 나열하고 있을 때, 갑자기 감시반의 황 반장(설경구)이 묻는다. 목표물이 들고 있던 신문에는 뭐가 쓰여 있었냐고. 마치 감시카메라에 찍힌 장면을 보면서 목표물의 움직임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 같던 하윤주가 멈칫거린다. 목표물이 지하철에서 쇼핑백을 든 여자와 부딪히면서 가지고 있던 신문을 떨어뜨리는 것을 분명히 봤는데…. 다시 한 번 차분하게 기억을 더듬어 본다. 지하철에서 봤던 것들을 하나씩 지워 가면서 신문에 대한 기억으로 접근하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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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