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구조 단순한 그룹이 경영권 더 취약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합니다.” 2015년 2월 중순. 경민그룹의 권수호 부회장은 비상 임원회의에서 비장한 어조로 말했다. 핵심 계열사인 경민반도체 주주총회를 한 달 앞둔 시점이었다. 경민반도체 지분 16.5%를 사들인 헤지펀드 라이온펀드연합은 2주 전 주주 제안을 통해 감사위원 후보를 3명 추천했다. 그룹 법무팀의 강저지 이사가 다른 임원들을 위해 현황을 설명했다. “아시다시피 우리 그룹의 지주회사인 ㈜경민은 경민반도체 지분을 32.8%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10월부터 시행된 새 상법에 따라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를 선출할 때는 의결권을 3%까지만 행사할 수 있죠. 반면 6개의 펀드로 지분을 분산시킨 라이온펀드연합은 의결권 16.5%를 모두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음 달 임기 만료로 교체되는 감사위원 3명이 모두 라이온펀드 측 인사로 채워진다면….’ 권 부회장은 경민반도체 이사 7명 중 3명이 반대편으로 채워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룹 기획본부 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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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