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의 江 건너서 슈만의 언덕에 다가선 피아니스트 김태형
피아니스트 김태형(28·사진)은 담백하다. 과장하거나 쇼맨십으로 포장하는 일이 좀처럼 없고 걸음걸음이 신중하다. 질문을 던지면 곰곰이 생각한 뒤 답하고 때로는 “저의 독주회에서 어떤 레퍼토리를 듣고 싶으세요?”라고 묻는다. 4월 교향악축제에서 대전시향(지휘 금노상)과 라흐마니노프 3번을 협연하기 전 그가 그랬다. “라흐마니노프는 5, 6년간 잘 연주하지 않던 작곡가였어요. 그의 곡이 가벼운 슬픔으로 연주되는 것이 싫어 조금 기다려왔어요. 러시아에서 공부하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또 그동안 성장했다고 자부해서 이제는 연주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의 라흐마니노프는 어느 누구의 연주와도 다르고 설득력이 있었다. 독일 뮌헨을 떠나 러시아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겪은 시간은 외롭고 험난했지만 그에게 러시아의 정서와 자신감을 선사한 듯했다. 그는 6월 러시아에서의 학업을 마치고 뮌헨으로 돌아갔다. 올가을부터는 뮌헨 국립음대에서 실내악 과정을 시작한다. 훌쩍 성장한 그를 올여름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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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