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영의 영화와 심리학]‘질투는 나의 힘’

“누나, 편집장님이랑 자지 마요. 자지 마요. 이미 잤다면…, 더는 자지 마요. 꼭 누구랑 자야 된다면…, 나랑 자요.” 박찬옥 감독의 2003년 작 ‘질투는 나의 힘’에는 한 남자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두 번씩이나 빼앗긴 남자가 등장한다. 영국 유학을 준비하면서 주말에는 변기 뚫는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사는 대학원생 이원상(박해일)이다. 그에게는 아직까지 청년의 순수한 모습이 남아 있다. 자기 전공인 문학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만 세상살이에는 미숙함이 묻어난다. 삶의 과정에서 직면하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그는 어떻게 할지를 몰라 그냥 멈춰 있곤 한다. 여자를 빼앗은 남자는 한윤식(문성근)이다. 그는 한 문학잡지사의 편집장이다. 아내와 딸이 있지만 다른 여자를 유혹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외모는 볼품없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에 능수능란함이 배어 있다. 그는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무엇을 선택해야 자신이 행복할지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저급한 욕망을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