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과 무당, 당신은 누구의 예언을 믿는가
글자가 빼곡한 종이들이 무대 위 낙엽처럼 흩날린다. 배우가 종이 낱장 하나를 집어 귀에 대자 의미심장한 소리가 들리지만 종이를 떼면 소리는 끊어지고, 다른 종이를 들면 전혀 다른 소리가 들린다. 종이마다 적힌 것은 고대 그리스의 무당 ‘시빌’이 사람들의 질문을 듣고 써서 던져 놓은 점괘다.문제는 쌓여 있던 점괘들이 어느 날 세찬 바람에 날려 흐트러져 버렸다는 것. 수북하게 쌓인 종이 더미를 다급하게 뒤지며 ‘내 점괘’를 찾으려는 군상 속에서 극은 묻는다. ‘우리는 미래와 운명을 예측할 수 있는가?’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예술가 윌리엄 켄트리지의 공연 작품 ‘시빌’이 한국 무대에 올랐다. 9~10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선보인 이 공연은 운명을 알고 싶은 인간의 오래된 욕망과 불안을 드로잉을 담은 영상과 애니메이션, 음악, 연기, 무용으로 표현했다. 고대 그리스 신화부터 현대 과학기술과 알고리즘까지 소재로 다뤘다.켄트리지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남아공의 식민주의와 아파르트헤이트(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