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케어 2년’ 정부-의료계 평가 극과극

박성민 기자 , 위은지 기자 , 문병기 기자 , 최경원 인턴기자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4학년 입력 2019-07-03 03:00수정 2019-07-03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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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성 강화 성과” vs “당장 중단”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넓히는 ‘문재인 케어’ 시행으로 국민 의료비 부담이 지난 2년간 2조20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2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임기 내에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67.2%다.

하지만 이날 대한의사협회는 “문재인 케어가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가속화시켜 의료전달 체계를 붕괴시키고 있다”며 문재인 케어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9, 10월 총파업을 예고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의료수가 인상, 건강보험 국가 재정 투입 확대 등 건건이 충돌해 온 정부와 의료계의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의료 취약계층의 병원비 부담을 크게 낮춘 것을 최대 성과로 꼽았다. 보건복지부는 2018년 문재인 케어 도입 후 올 4월까지 초음파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비급여 진료비를 급여화해 1조4000억 원을, 노인과 아동의 본인부담금 등을 낮춰 8000억 원을 경감했다고 밝혔다. 비급여 항목 의료비 6조8000억 원 중 28%(1조9000억 원)를 급여화했다. 혜택을 본 국민은 3600만 명(복수 집계)에 이른다.

하지만 문재인 케어가 동네 의원에서 병원,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어지는 의료전달 체계를 왜곡시킨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선택진료비 폐지, 종합병원 2·3인실 건강보험 급여화 등으로 상급병원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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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MRI 비용이 절반 이하로 낮아지자 경미한 증상에도 병원을 찾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 서울의 A대학병원에서 MRI 검사를 받으려면 최소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 이 병원이 보유한 MRI 장비 2대를 24시간 내내 가동해도 몰리는 환자를 소화하기가 버겁다. A병원 관계자는 “낮에는 외래환자 예약이 꽉 차 있어 입원환자들은 주로 오전 1, 2시에 검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또 다른 대학병원 소화기내과에서는 역류성 식도염 진료를 문의하자 “3주 후에 예약이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대형병원 환자 쏠림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같은 대형병원의 진료비는 26조61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8% 늘었다. 전체 병원 진료비 증가율 12.0%보다 증가폭이 컸다. 건강보험 급여 지출에서 상위 5개 병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8.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재인 케어가 환자의 부담을 낮춘다면서 정작 재정 부담은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행법상 정부는 건보료 예상 수입의 20%를 국고로 지원해야 하지만 올해 국고지원율은 13.6%에 불과하다. 정부는 예상 수입액을 적게 산정하는 방식으로 2007년부터 약 24조 원을 덜 투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내년도 건강보험 보험료율을 3.49% 올리겠다고 하자 가입자 단체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박진규 대한지역병원협의회 공동회장은 “문재인 케어 시행 후 경증환자뿐 아니라 의료 인력이 상급병원으로 몰리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대학병원은 중증환자를 치료하고, 경증환자는 동네 의원을 찾도록 유인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min@donga.com·위은지·문병기 기자

최경원 인턴기자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4학년
#문재인 케어#국민 의료비#건강 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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