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피살여성 딸 “父, 범행 전날 ‘나는 너무 똑똑해서 무섭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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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24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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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사건상황실’
사진=채널A ‘사건상황실’
경찰이 24일 이혼한 전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김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피해자의 딸이 평소 아버지에게 당한 폭행과 협박에 대해 밝혔다.

24일 채널A ‘사건상황실’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등촌동 피살 여성의 딸은 김 씨가 평소 엄마 뿐 아니라 자식들에게도 폭행과 폭언을 해왔다고 밝혔다.

딸은 “(한번은)아빠가 동생 뒤를 따라 밟아서 흉기와 밧줄 그리고 테이프를 들고 가서 엄마한테 위협을 가했다. 흉기를 들이 밀고 ‘죽여버리겠다’이런 식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화)번호도 바꿀 때마다 알아내더라. 어떻게 했는지…그렇게 알아낸 번호로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라며 “일가족 살인사건 이런 기사를 캡처해서 ‘딸들 다 죽어버리겠다’이런 식으로…”라고 밝혔다.

딸은 “(이런 협박이)한 번이 아니고 정말 셀 수 없이 많았다. 저희한테도 죽여버리겠다고 했다”며 “집에 불 질러서 죽이려고 위에 스프링클러, 화재경보기 다 해제 시켜놨다, (여행 가면서도)너네 데리고서 마지막 여행이라 생각을 하고 데리고 온 거고 올라가는 길에 낭떠러지로 해서 너희들 데리고 다 죽을 생각이었다고 했다”며 그간 김 씨에게 당한 협박에 대해 말했다.

딸은 김 씨가 사건 이후 현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체포된 것과 관련해 “애초에 그냥 잡아가라, 나 여기 있다 그런 생각이었던 것 같다”며 “도망갈 생각도 없었고, 애초에 계획적이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빠가)이모들한테도 그렇고 저희들한테 협박을 할 때마다 ‘나는 죽이고 6개월만 살다가 나오면 된다’고 입버릇처럼 얘기를 했다”며 “심신미약이라든가 뭔가 계획을 해놨기 때문에 사람을 죽여도 나는 6개월만 살고 나오면 된다는 약간 그런 식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딸은 범행 하루 전 아빠가 했던 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딸은 “아빠가 자기 자신이 너무 똑똑해서 무서운 거라고, 나는 너무 똑똑해서 무섭다라고 말했다”며 “이미 다 (범행을)계획 해놨고, 엄마가 숨어있는 장소를 알았기 때문에 그 얘기를 이런 식으로 돌려서 자만하면서 얘기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딸은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서도 “저희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켜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며 김 씨를 엄벌해줄 것을 호소했다.

딸은 “끔찍한 가정폭력으로 인해 엄마는 아빠와 살 수 없었고 이혼 후 4년여 동안 살해협박과 주변 가족에 대한 위해 시도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그는 ”엄마는 늘 불안감에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할 수 없었고, 보호시설을 포함 5번 숙소를 옮겼지만 (아빠는)온갖 방법으로 엄마를 찾아내어 살해 위협했다. 결국 사전답사와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으로 엄마는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갔다”며 김 씨에게 사형을 선고해줄 것을 청원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2일 오전 4시 45분경 등촌동의 한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전 부인 이모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같은 날 오후 9시 40분경 서울 동작구 서울보라매병원에서 긴급 체포됐으며, 체포 당시 김 씨는 수면제와 함께 술을 마셔 병원에 이송된 상태였다.

김 씨는 경찰에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 등으로 이 씨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김 씨는 경찰에 심신미약을 주장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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