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고… 퍼뜨리고… 지우고… ‘비공개 촬영’ 검은 커넥션

이지훈 기자 , 최지선 기자 입력 2018-05-25 03:00수정 2018-05-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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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유튜버 사진 유포 20대 체포… 다른 모델사진도 올려 300만원 챙겨
피해자들, 빚내서 인터넷상 삭제… 일각 “음란사이트-삭제업체 유착”
유명 1인 방송 진행자(유튜버)인 양예원 씨 등 여성 모델의 누드사진 수백 장을 파일공유 사이트에 올린 강모 씨(29)가 경찰에 붙잡혔다. 강 씨는 성폭력범죄특례법상 불법촬영물 유포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조사 결과 강 씨는 각종 음란 영상을 온라인에 올려 수입을 올리는 ‘음란물 헤비업로더’(Heavy uploader·인터넷 사이트에 콘텐츠를 대량으로 올리는 사람)였다. 경찰은 불법 촬영물의 제작·유출자뿐 아니라 강 씨처럼 인터넷에 2차, 3차로 퍼뜨린 재(再)유포자까지 수사를 확대하면서 음란물 유통 과정 전체를 들여다보고 있다.

○ 드러난 불법 촬영물 유통 ‘빙산의 일각’

강 씨 같은 온라인 헤비업로더가 불법 촬영물이나 음란물을 인터넷에 퍼뜨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어서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양 씨와 다른 모델들의 누드사진 등 이른바 출사(出寫) 모델 사진 수백 장을 올려 약 300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경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불법 촬영물은 노출 수위와 화질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출사 모델 사진은 보통 스튜디오에서 전문작가들이 촬영한 탓에 가격이 비싼 인기 콘텐츠라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공개 촬영회에서 촬영된 사진은 노출이 심한 데다 대부분 성능 좋은 카메라로 촬영해 화질이 우수해 수요가 많다. 이런 사진은 다운로드 단가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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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는 ‘지우는 일’도 돈벌이 수단이 됐다. 이른바 ‘디지털 장의사’다. 한 불법 촬영물 삭제 업체에 따르면 온라인에 떠도는 사진과 영상을 지우려면 한 달에 200만∼300만 원가량이 든다. 처음 6개월은 집중 삭제 기간인데 매달 200만∼300만 원, 이후에는 ‘모니터링 기간’으로 한 달에 3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인기 콘텐츠의 경우 최종 삭제까지 최소 2, 3년이 걸린다.

○ ‘음란 카르텔’ 의심

고등학생 때 찍은 비공개 촬영회 노출 사진이 유출된 강모 씨(25·여)는 3개월째 매달 220만 원을 삭제 업체에 내고 있다. 비정규직인 강 씨는 한 달 월급이 150만 원이지만 빚까지 내야 했다. 강 씨는 “경찰에서 사진을 지워주진 않는다. 유포자를 잡으면 뭐하나. 사진이 떠도는 게 더 끔찍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특정 불법 촬영물 삭제 업체와 음란 사이트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사이트는 양 씨의 노출 사진이 처음 유포됐다가 현재는 폐쇄된 상태다. 앞서 A사이트는 올해 초 공지를 올려 특정 게시물의 삭제를 희망할 경우 이용하라며 B사 홈페이지 주소를 게시했다. 불법 촬영물 피해자 C 씨는 다른 삭제 업체를 이용해 A사이트에 올라온 사진 삭제를 요청했으나 “A사이트 사진을 지우려면 B사에 문의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이번 사진의 유출뿐 아니라 불법 촬영물 유통 과정 전반에 걸쳐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최지선 기자

#비공개 촬영#유튜버 사진 유포#20대 체포#음란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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