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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나를 절도범으로 몰아”…십년지기 산 채로 암매장한 모자

입력 2017-11-29 17:29업데이트 2017-11-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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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절도범으로 만들었다는 이유로 10년간 친동생처럼 지내던 지인을 산 채로 묻어 죽인 50대 여성과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29일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이모 씨(55·여)와 아들 박모 씨(25)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올 7월 14일 A 씨(49·여)를 렌터카에 태워 수면제가 든 커피를 마시게 해 재운 뒤 강원 철원군 텃밭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다. 이 텃밭은 이 씨의 남편 박모 씨(62·사망) 소유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6월 ‘전 동거남 집에 있는 소지품을 갖다 달라’는 A 씨 부탁을 받았다. 이 씨는 A 씨의 전 동거남 집에서 부탁받은 소지품뿐만 아니라 다른 물품과 금품을 갖고 나왔다. 그러나 경찰에 절도범으로 신고 돼 재판에 넘겨져 최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씨는 경찰에서 “당시 심부름을 했을 뿐인데 경찰서에 여러 차례 불려 다니고 처벌까지 받게 돼 앙심을 품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8월 10일 기초생활수급자인 A 씨 담당 사회복지사에게서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A 씨와 가까이 지내던 이 씨를 뒤쫓다가 범행 당일 렌터카 기록과 이 씨 휴대전화 통화기록 및 A 씨 행적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29일 철원의 남편 박 씨 집 근처 텃밭에서 A 씨 시신을 수습했다.

아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철원에 도착한 뒤 어머니는 집에 남아있고 아버지와 내가 잠들어 있는 A 씨를 그대로 밭에 묻었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어머니 이 씨의 부탁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A 씨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남편 박 씨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나가 자택 옆 창고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경찰은 A 씨 시신을 부검 의뢰하는 한편 이 씨 모자를 상대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성남=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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