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노총의 勞使政 파기, 이제 정부가 노동개혁 나서라

동아일보 입력 2015-04-09 00:00수정 2015-04-09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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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어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노사정(勞使政) 대타협 협상에 불참한다고 선언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총이 내놓은 5대 수용 불가 사항 등과 관련해 정부와 사용자에게 본질적인 변화가 없다”며 “더 이상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넘게 끌어왔던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한국노총이 밝힌 5대 수용 불가 사항은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와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의무화, 임금체계 개편 등이다. 노동시장 개혁에 핵심 사안인데 이를 빼놓고 협상을 하자는 것부터 말이 안 된다. 한국노총은 “비정규직을 확산시키는 정부의 질 낮은 일자리 정책으로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며 책임을 정부에 떠넘겼다. 그러나 대기업 노조원들의 기득권을 고집해 결국 노사정 협상을 깬 책임은 한국노총이 져야 한다. 사측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어제 “근로소득 상위 10% 근로자의 임금을 동결한 재원으로 향후 5년간 청년 일자리 98만 개를 창출할 수 있었는데 대타협 결렬로 당분간 고용 창출이 불가능해졌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노총이 올 상반기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투쟁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노사관계에 전운(戰雲)이 예고된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반발해 24일 민주노총과 연대해 총파업에 나선다. 이래서야 노동시장 개혁은 고사하고 연금개혁 복지조정 등 사회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 무슨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을지 암담하기만 하다. 이제 정부가 나서 노동개혁을 주도할 수밖에 없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아일랜드는 노동 유연성을 강조한 사회연대협약을 통해 경제난을 빨리 극복할 수 있었다. 재정위기에 처한 스페인은 청년 고용을 위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새로운 형태의 무기계약직을 새로 도입했다. 그리스가 부채 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도 노동계가 해고 절차 간소화 등 노동개혁에 한사코 반대해서다.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정리해고 허용과 교원 및 공무원 단결권 보장을 교환하는 노사정 타협을 한 이후 변변한 대타협을 한 적이 없다. 한국은 수많은 실업자가 양산된 외환위기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가 와야 대타협을 할 수 있는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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