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15926535… 나만의 암호로 490자리 암기”

입력 2008-03-21 02:58수정 2009-09-2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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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6학년 서효원 군 원주율 외우기대회 우승

“‘0530’은 ‘영어 3년 했다’라는 문장을 머릿속에 그리며 외웠어요. 숫자에 저만의 암호를 새겨 넣은 셈이죠. 그랬더니 원주율 490자리가 머리에 쏙쏙 들어오더라고요.”

14일 영재교육기업 ‘창의와 탐구’가 개최한 전국 원주율 외우기 대회의 우승자인 대구 칠성초등학교 6학년 서효원(12·사진) 군. 서 군은 이날 주최 측이 제시한 원주율 490자리를 모두 암기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올해로 3년째인 이 대회의 우승자는 그동안 서 군의 절반 수준인 200자리 정도를 외우는 수준이었다.

원주율이란 원주의 길이와 그 지름의 비율로서 그리스어 파이(π)로 표현한다. 원주율은 소수점 아래로 끝도 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보통 근사치인 ‘3.14’를 쓴다. 수학과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이번 대회가 3월 14일 열린 것도 그 때문이다.

서 군이 원주율 490자리를 외운 힘은 연상을 통한 암기법에 있다.

“‘798214’는 ‘79년에 파리(82)가 일사(14)병에 걸려 죽었다’식으로 외웠어요. 조금 우습기는 해도 이렇게 한 번 머릿속에 입력하면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는 문장 말고도 아빠 차 번호, 엄마 생신처럼 익숙한 숫자를 이용해서 암기했죠.”

이 같은 암기법의 근원은 서 군의 생활 습관에 있었다. 대구과학고 교사인 어머니의 교육 방침에 따라 학원을 전전하거나 컴퓨터 게임에 빠져 지내지 않았다. 그 대신 책을 많이 읽었다. 서 군이 가장 좋아하는 역사 서적이 특히 도움이 됐다.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 일어난 연도를 원주율에 겹쳐서 연상해 봤어요. 큰 전쟁이나 정변이 일어난 해가 암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죠.”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던 서 군은 최근 우연히 접한 해부 동영상을 보고는 생명과학자가 되고 싶어졌단다.

“개구리며 토끼의 몸속 구조가 정말 흥미로웠어요. 생명과학자가 돼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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