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닷컴|사회

경찰 “신변보호 가족 살해범, 긴급체포 요건 안돼…송구”

입력 2021-12-13 14:34업데이트 2021-12-13 15:05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창룡 경찰청장 “현실적 어려움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 2021.11.25/뉴스1
경찰은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이모 씨(26)에 대해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범행 전 신병확보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13일 경찰청 관계자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피해자가 주장하는 성폭력 피해 사실에 다툼의 여지가 있었다”며 “피의자와 피해자 진술이 달랐고 체포의 필요성을 구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피의자가 당시 임의동행에 응했고 휴대전화 임의제출도 순순히 했다”며 “주거지나 전화번호 등도 확보했고 체포 영장을 받기 위한 긴급성이 없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행범 체포를 하려고 하면 범행 중에 바로 체포해야 하기 때문에 한참 시간이 지난 상황에서는 현행범 체포 요건도 아니고 긴급체포 요건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피의자 이 씨는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헤어진 연인의 집에 찾아가 가족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했다. 경찰이 피해자의 사건 초기 성폭력 피해 호소에도 피의자를 귀가 조치한 것으로 확인돼 사건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걱정과 불안을 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더 면밀하게 점검하고 확인해 문제점을 보완하겠다”며 “아까운 희생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김 청장은 경찰관이 적극 나서 스토킹 가해자를 강제조치를 하는 데 현실적으로 제도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김 청장은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하루 평균 25건 미만이던 신고가 지금은 4배 정도 폭증했다”며 “신변보호와 관련된 경찰의 치안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업무는 폭증하는데 똑같은 인력과 똑같은 조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서 긴급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면서도 “거기에 (피의자가) 불응하면 과태료 처분밖에 할 수 없다. 경찰 조치에 노골적으로 불응하더라도 경찰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철저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자고 강조하고 관련 교육·훈련을 반복시키고 있다”면서도 “신변보호 조치가 실효적으로 이뤄지려면 법·제도나 인력·예산·장비·시스템 등이 동시에 개선되고 확충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오늘의 추천영상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