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가 관리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이 업로드된 날은 윤 전 총장이 이른바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사흘 만에 유감을 표한 날이다.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21일 인스타그램에 나무에 끈으로 사과를 달아놓은 사진을 올리고 “석열이 형이 어렸을 적 아버지는 퇴근길에 사과를 하나씩 사 오셨대요. 그러고는 몰래 마당에 있는 나무에 사과를 실로 묶어두었답니다”라며 “냉큼 일어나 팬티 바람으로 사과를 따서 아삭아삭 베어먹었어요”라는 글을 남겼다.
또한 반려견 ‘토리’ 에게 사과를 주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토리야, 인도 사과다”, “오늘 또 아빠가 나무에서 인도 사과를 따왔나 봐요. 토리는 아빠를 닮아서 인도 사과 좋아해요”라고 글을 올렸다.
또 사과를 잡고 있는 윤 전 총장의 돌잡이 때 흑백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사진들은 곧 삭제됐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사과’ 사진을 두고 유감스럽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라고 짧은 글로 심경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경선 후보 캠프 권성주 대변인은 “윤석열 후보는 국민 조롱을 멈춰라”고 비판했다.
권 대변인은 “자신의 망언에 대한 사과 요청에 과일 사과 사진을 SNS에 올려 국민을 조롱하더니 끝내 겨우 ‘송구’하다고 말한 그 날 심야에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추가로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봐도 이 사진의 의미와 의도는 명확하다”라며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다. 앞에서 억지 사과하고 뒤로 조롱하는 기괴한 후보에게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은 절대 없다”고 질타했다.
윤 전 총장은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는 분들이 많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다음날 윤 전 총장은 “전날 발언은 호남인들을 화나게 한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청년에 좋은 자리 만들어주고 국민의 민생을 챙기려면 국가 지도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어느 정권에서든 효과가 나타난 게 있다면 벤치마킹해서 국민을 위해 써야 한다”라며 “분명히 5·18이나 이런 것에 대한 역사 인식 문제는 먼저 전제를 해두고 그런 측면만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두환 대통령 시절 김재익 씨(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를 가리키며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고 했던 말이 굉장히 유명하다”라며 “그런 위임의 정치를 하는 것이 국민을 편안히 모시는 방법이라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윤 전 총장은 21일 “(이전 발언은) 5공화국 정권을 옹호하거나 찬양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5·18 정신을 4·19정신과 마찬가지로 헌법 전문에 넣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해 왔다”라며 “각 분야의 전문가를 발굴해서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라며 “앞으로도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받들어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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