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부부장은 이날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불안정한 정전상태를 끝장내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시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 종전선언은 흥미 있고 좋은 발상”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김 부부장은 “지금 때가 적절한지 모든 조건이 이런 논의를 해보는데 만족되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국가에 대한 이중적 기준과 편견, 적대시적인 정책과 언동이 지속되는 속에서 모든 것을 그대로 두고 종전 선언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김 부부장은 “이러한 선결조건이 마련돼야 서로 마주앉아 의의있는 종전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남관계 조선반도의 전도문제에 대해서도 의논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북한 리태성 외무성 부상이 종전선언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담화를 낸 바 있다. 리 부상은 “우리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달라지지 않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종전을 열백번 선언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