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식사후 부적절한 신체접촉, 변명 여지 없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1-25 10:58수정 2021-01-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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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으로 사퇴한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어떠한 책임을 진다해도 제 가해행위를 씻긴 힘들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대표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머리 숙여 피해자께 사과드린다.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도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우선 성추행 의혹이 발생한 지난 15일 저녁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과 저녁 약속을 가졌다. 제가 청해 만든 자리였으며, 당의 향후 계획과 의원단의 역할, 그리고 개인 의원으로서 장 의원의 정치활동에 대한 저의 요청사항을 주제로 주로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식사 자리를 마치고 나와 차량을 대기하던 중, 저는 피해자가 원치 않고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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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가해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항의했고 저는 이후 사과했으나, 공당의 대표로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며 “더구나 성희롱, 성폭력을 추방하겠다고 다짐하는 정당의 대표로서 저의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가해 행위에 대해 세 가지 방법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당 대표에서 사퇴하고,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하며, 당의 대표단 회의 등 공식기구에서 본인에 대한 징계를 정식 청구하도록 정했다는 것. 김 대표는 당초 당 당기위원회에 본인을 스스로 제소해 징계를 받고자 했지만, 피해자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당 공식기구가 징계를 청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용서받지 못할 제 성추행 가해행위로 인해 피해자는 너무도 큰 상처를 입었다. 특히 피해자는 평소 저에 대한 정치적 신뢰를 계속해서 보여주셨는데, 그 신뢰를 배반하고 신뢰를 배신으로 갚았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향후 제 행위를 성찰하고, 저열했던 저의 성 인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피해자는 물론, 정의당에 애정을 가져주셨던 수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90학번으로 재학 시절 민중민주(PD)계열 학생운동을 했던 70년생 김 대표는 대표적인 ‘97세대’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1999년 권영길 국민승리21 대표의 비서를 맡으며 진보정당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노동당 등에서 활동하다 2015년 정의당에 합류했다.

선거와는 인연은 없었다. 그는 2002년 지방선거(용산구청장), 2006년 지방선거(서울시장), 2008년 총선(서울 동작을), 2012년 총선(서울 동작을), 2014년 재보선(서울 동작을), 2016년 총선(서울 동작을), 2020년 총선(비례대표) 등 7차례 선거에 출마해 낙선하거나 중도 사퇴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배진교 후보와 경쟁 끝에 정의당 대표로 선출됐다. 진보신당 세대교체의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성추행 의혹을 인정하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다음은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 입장문 전문
머리 숙여 피해자께 사과드립니다.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도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1월 15일 저녁, 저는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과 저녁 약속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는 제가 청하여 만든 자리였으며, 식사 자리에서는 당의 향후 계획과 의원단의 역할, 그리고 개인 의원으로서 장 의원의 정치활동에 대한 저의 요청사항을 주제로 주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식사 자리를 마치고 나와 차량을 대기하던 중, 저는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고 피해자는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피해자께 다시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저의 가해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항의를 하였고 저는 이후 사과를 했으나, 공당의 대표로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성희롱, 성폭력을 추방하겠다고 다짐하는 정당의 대표로서 저의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제 책임에 관해 저는 세 가지 방법으로 저에 대한 징계를 하기로 정하고, 피해자 및 피해자 대리인에게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첫째, 당대표직에서 사퇴하고, 둘째,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교육을 이수하겠으며, 셋째, 정의당 당기위원회에 스스로 저를 제소함으로써 당으로부터 엄중한 징계를 받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피해자측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제 가해행위는 공당에서 벌어진 사안이므로 세 번째 책임 방안인 ‘스스로 당기위원회 제소’가 아니라 당의 대표단 회의 등 공식기구에서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정식 청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습니다. 이에 정의당 대표단 및 당기위원회에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요청드립니다.

용서받지 못할 제 성추행 가해행위로 인해 피해자는 너무도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특히 피해자는 평소 저에 대한 정치적 신뢰를 계속해서 보여주셨는데 저는 그 신뢰를 배반하고 신뢰를 배신으로 갚았습니다. 거듭 죄송합니다. 정의당과 당원, 국민 여러분께도 씻지 못할 충격을 드렸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제가 지금 어떠한 책임을 진다 해도 제 가해행위는 씻기가 힘듭니다. 향후 제 행위를 성찰하고, 저열했던 저의 성인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피해자는 물론, 정의당에 애정을 가져주셨던 수많은 분들께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021년 1월 25일
김종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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