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고교생이 그린 만화 ‘윤석열차’ 논란에 “엄중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4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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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주최로 진행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올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주최로 진행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경기 부천시의 한 산하기관이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주최한 만화축제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을 전시해 논란이다. 그림은 이 기관이 최근 주최한 공모전에서 해당 부문 중 최고인 금상을 받았다.

4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흥원 주최로 열린 부천국제만화축제 기간 중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에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만화 작품이 전시됐다. 한 컷으로 된 이 작품을 보면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한 열차가 철도 위를 달리고 있고, 조종석에는 아내 김건희 여사로 보이는 사람이 타고 있다. 또 객실에는 검사복을 입은 4명의 사람이 칼을 들고 있으며 열차 앞에는 4명의 사람이 놀란 표정으로 달아나고 있다. 열차가 지나온 철도 주변에는 건물들이 파괴된 모습도 그려졌다.

지방의 한 고등학생이 그린 이 그림은 올 7~9월 진흥원 주최로 진행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고등부 카툰 부문에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아 금상(경기도지사상)을 받았다. 공모전은 고등부 카툰·웹툰, 중등부 카툰·웹툰·캐릭터 등 5개 부문으로 진행돼 모두 209개의 작품이 접수됐다.

진흥원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해당 작품을 포함한 이 공모전의 수상작들을 이번 축제에 전시한 것”이라며 “외부 인사로만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공모전 심사를 맡았으며, 수상작 선정에는 어떠한 의도도 없다”고 해명했다. 진흥원은 경기 부천시의 산하 기관으로, 진흥원장과 부천시장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인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공모전의 심사 기준과 선정 과정 등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는 이날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며 “심사 과정에 문제가 있을 경우 행사에 문체부 후원 명칭을 사용하고 대상에 문체부 장관상을 수여하는 것을 취소하겠다”고 했다.
부천=공승배기자 ksb@donga.com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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