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수색’ 당한 주호영…고성 속 시작된 文대통령 시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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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28일 1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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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후 5번째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선 순간 야당 의원들의 항의와 여당 의원들의 박수 소리가 뒤섞여 장내가 소란스러웠다.

바로 직전 여야 지도부 사전 간담회에서 청와대 경호처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수색’ 한 것이 야당 의원들의 분노를 키운 것이다.


이날 오전 9시 20분경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시정 연설을 위해 입장하는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라임·옵티머스 사건’ 특검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의원들은 ‘이게 나라냐’ ‘나라가 왜이래’라고 적힌 종이 팻말을 들고 “국민의 요구 특검법 당장 수용하라”, “특검법 거부하는 민주당은 각성하라”, “특검으로 진실규명 대통령은 수용하라”, “특검거부 진실 은폐 그 자가 범인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주 원내대표가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대통령에게 국민의 뜻과 야당의 요청사항을 전달했는데 아무 답이 없다. 그게 대통령이 얘기했던 방식이냐”고 말했다.


오전 9시 40분쯤 문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전 간담을 위해 의장실로 들어서는 문 대통령을 향해 특검 수사를 받아들여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특히 이날 주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과 사전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의장실을 찾았지만 경호처가 신원수색을 해 발길을 돌렸다는게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협치하겠다고 오신 분들이 의장실 회동에 주 원내대표가 들어가는데 경호처 직원이 신원검색을 하겠다며 제재했다”며 “주 원내대표가 의장실에 들어갔다가 그냥 나와 본회의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무례를 청와대가 국회에 와서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유감을 표하며 청와대의 공식적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오전 10시가 되기 직전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방금 전) 의장실 회동에 주 원내대표가 들어서는데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제지하고 신원검색을 했다. 장난하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을 향해 환영의 박수를 치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그만해” 라고 고함을 치며 대응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금 야당에 주장하는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합당한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하겠다.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후 문 대통령 시정연설을 진행토록 했다.

애초 오전 10시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약 4분 가량 지연돼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시작된 후에는 항의를 멈췄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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