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5월 1일
‘애들은 가라!’ No, ‘어린이들, 어서 오세요!’ Yes
1923년 5월 1일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제1회 ‘어린이날’ 행사가 대대적으로 치러졌기 때문입니다. 이날 하루만이라도 괄시받던 어린이들이 한껏 웃게 해주자는 뜻있는 어른들의 정성이 결실을 본 날이었죠. 홍보를 위한 행진은 물론 축하식과 강연, 공연을 곳곳에서 열려고 했습니다. 행진은 일제가 허가하지 않는 바람에 무산됐지만 홍보지 12만 장 배포와 축하식, 강연, 공연은 계획대로 열렸죠. 지방에서도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어린이날 행사는 ‘소년운동협회’가 주도했습니다. 이 협회에서 가장 주도적 역할을 한 단체는 천도교소년회였죠. 1921년 5월 1일 출범한 천도교소년회는 창설 1주년 때 벌써 어린이날 행사를 치렀던 선도자였습니다. 당시 유력한 종교였던 천도교를 배경으로 했고 천도교 정신이 스며들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천도교 정신이란 2세 교조(敎祖) 최시형의 가르침인 ‘어린이를 때리지 말라. 이것은 한울님을 치는 것이다’라는 한 마디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어린이운동 지도자로는 소춘(小春) 김기전을 먼저 꼽아야 합니다. 부친이 천도교 도정(道正)이었고 어려서 천도교 교리강습소에서 공부한 뒤 천도교가 인수한 보성전문에서 학업을 이어갔죠. 천도교 월간지 ‘개벽’의 주필로 일하며 8차례 소년문제에 관한 글을 썼고 천도교소년회 총재로 동분서주했습니다. 특히 제1회 어린이날 ‘소년운동의 선언’을 선포했죠. ‘어린이를 인격적으로 대하라’, ‘만 14세 이하의 노동을 폐지하라’, ‘배우고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가 핵심입니다. 1924년 국제연맹 아동권리선언보다 빠른 세계 최초의 어린이헌장이었죠.
김기전은 어린이들에게 꼭 존댓말을 썼습니다.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어느 날 그의 개구쟁이 아들이 놀러나가려 하자 부인이 “오늘도 싸움을 하고 밥도 제때 들어와 먹지 않으면 종아리에서 피가 나도록 때릴 테다”라고 엄포를 놓았죠. 듣고 있던 김기전이 “한울님 같은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라”고 하자 부인은 이내 “오늘도 나가서 싸움을 하거나 제때 밥을 먹지 않으면 다리몽둥이가 부러질 줄 아세요. 알겠어요?”라고 했답니다. 김기전은 어처구니없어 했죠.
소파(小派) 방정환의 공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방정환은 3세 교조 손병희의 셋째 사위가 되면서 천도교와 인연을 맺었고 역시 보성전문을 나왔죠. 소년운동협회가 구성됐을 때 일본 유학 중이던 그는 현지에서 색동회를 조직해 어린이날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방정환은 동화구연의 일인자였죠. 그의 동화구연을 감시하던 일제 순경까지 듣고 눈물을 흘렸을 정도였습니다. 그는 개벽사에서 낸 월간지 ‘어린이’ 편집을 도맡다시피 했죠. 이 잡지 덕분에 ‘어린이’라는 말이 우리들의 입과 귀에 익숙해졌습니다.
동요작곡가 정순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세 교조 최시형의 외손자인 정순철은 손병희가 거두어 주면서 방정환과 친분을 맺었죠.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일본 유학을 했고 색동회도 만들면서 어린이운동에 전념하게 됩니다. ‘엄마 앞에서 짝짜꿍’과 ‘빛나는 졸업장을 받은···’으로 시작하는 ‘졸업식 노래’가 그의 대표작이죠. 이처럼 초기 어린이운동의 핵심 지도자들은 천도교와 떼려야 뗄 수 없었고 어린이운동을 독립운동의 하나로 보고 이끌었습니다.
동아일보도 힘을 보탰습니다. 제1회 어린이날 관련 소식을 1923년 5월 1일자 3면에 상세하게 실었고 △어른에게 드리는 글 △어린 동무들에게 △소년운동의 선언도 소개했죠. 어린이날과 메이데이(노동절) 주제를 묶어 쓴 이날 자 1면 사설은 삭제당했습니다. 발행 1000호가 되는 5월 25일자 3면은 독자들의 12, 13세 이하 자녀 1000명의 얼굴사진을 제공받아 한 면 전체를 채웠습니다. 이후에도 때마다 어린이 관련 기사를 비중 있게 실었죠. 어린이날이 5월 1일에서 5월 5일로 바뀐 사연은 주간동아 기사 ‘5월 5일이 어린이날 된 숨겨진 이유’(https://weekly.donga.com/List/3/all/11/1288737/1)를 참고하세요.
이진 기자 leej@donga.com
기사입력일 : 2021년 01월 22일
어린이날 행사는 ‘소년운동협회’가 주도했습니다. 이 협회에서 가장 주도적 역할을 한 단체는 천도교소년회였죠. 1921년 5월 1일 출범한 천도교소년회는 창설 1주년 때 벌써 어린이날 행사를 치렀던 선도자였습니다. 당시 유력한 종교였던 천도교를 배경으로 했고 천도교 정신이 스며들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천도교 정신이란 2세 교조(敎祖) 최시형의 가르침인 ‘어린이를 때리지 말라. 이것은 한울님을 치는 것이다’라는 한 마디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어린이운동 지도자로는 소춘(小春) 김기전을 먼저 꼽아야 합니다. 부친이 천도교 도정(道正)이었고 어려서 천도교 교리강습소에서 공부한 뒤 천도교가 인수한 보성전문에서 학업을 이어갔죠. 천도교 월간지 ‘개벽’의 주필로 일하며 8차례 소년문제에 관한 글을 썼고 천도교소년회 총재로 동분서주했습니다. 특히 제1회 어린이날 ‘소년운동의 선언’을 선포했죠. ‘어린이를 인격적으로 대하라’, ‘만 14세 이하의 노동을 폐지하라’, ‘배우고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가 핵심입니다. 1924년 국제연맹 아동권리선언보다 빠른 세계 최초의 어린이헌장이었죠.
김기전은 어린이들에게 꼭 존댓말을 썼습니다.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어느 날 그의 개구쟁이 아들이 놀러나가려 하자 부인이 “오늘도 싸움을 하고 밥도 제때 들어와 먹지 않으면 종아리에서 피가 나도록 때릴 테다”라고 엄포를 놓았죠. 듣고 있던 김기전이 “한울님 같은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라”고 하자 부인은 이내 “오늘도 나가서 싸움을 하거나 제때 밥을 먹지 않으면 다리몽둥이가 부러질 줄 아세요. 알겠어요?”라고 했답니다. 김기전은 어처구니없어 했죠.
소파(小派) 방정환의 공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방정환은 3세 교조 손병희의 셋째 사위가 되면서 천도교와 인연을 맺었고 역시 보성전문을 나왔죠. 소년운동협회가 구성됐을 때 일본 유학 중이던 그는 현지에서 색동회를 조직해 어린이날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방정환은 동화구연의 일인자였죠. 그의 동화구연을 감시하던 일제 순경까지 듣고 눈물을 흘렸을 정도였습니다. 그는 개벽사에서 낸 월간지 ‘어린이’ 편집을 도맡다시피 했죠. 이 잡지 덕분에 ‘어린이’라는 말이 우리들의 입과 귀에 익숙해졌습니다.
동요작곡가 정순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세 교조 최시형의 외손자인 정순철은 손병희가 거두어 주면서 방정환과 친분을 맺었죠.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일본 유학을 했고 색동회도 만들면서 어린이운동에 전념하게 됩니다. ‘엄마 앞에서 짝짜꿍’과 ‘빛나는 졸업장을 받은···’으로 시작하는 ‘졸업식 노래’가 그의 대표작이죠. 이처럼 초기 어린이운동의 핵심 지도자들은 천도교와 떼려야 뗄 수 없었고 어린이운동을 독립운동의 하나로 보고 이끌었습니다.
동아일보도 힘을 보탰습니다. 제1회 어린이날 관련 소식을 1923년 5월 1일자 3면에 상세하게 실었고 △어른에게 드리는 글 △어린 동무들에게 △소년운동의 선언도 소개했죠. 어린이날과 메이데이(노동절) 주제를 묶어 쓴 이날 자 1면 사설은 삭제당했습니다. 발행 1000호가 되는 5월 25일자 3면은 독자들의 12, 13세 이하 자녀 1000명의 얼굴사진을 제공받아 한 면 전체를 채웠습니다. 이후에도 때마다 어린이 관련 기사를 비중 있게 실었죠. 어린이날이 5월 1일에서 5월 5일로 바뀐 사연은 주간동아 기사 ‘5월 5일이 어린이날 된 숨겨진 이유’(https://weekly.donga.com/List/3/all/11/1288737/1)를 참고하세요.
이진 기자 leej@donga.com
기사입력일 : 2021년 01월 22일
오늘、어린이날
어린이를 위하야 처음 축복
오후 세시에 젼국에서 선뎐
『어린이의 날』―오월 일일이 왓다. 조선에서 처음으로 어린이에게도 사람의 권리를 주는 동시에 사람의 대우를 하자고 떠드는 날이 도라왓다. 몃々대 조상 적부터 아해나 어른이나 사람의 허물을 쓰고 사람으로 살지 못한 것은 우리의 골수에 박힌 원한이다. 지금에 우리 조선사람은 어른이나 아해가 누가 사람의 권리가 잇스며 사람의 대우를 밧는가 생각하면 실로 긔가 막히는 일이다. 첫재 먹을 것 입을 것이 업고 편안히 쉬일 집이 업는 터이라. 사람노릇을 하랴 할지라도 할 수가 업는 것은 자연한 형세이라. 이에 뜻잇는 몃 사람의 발긔로 이러나게 된 소년운동협회(少年運動協會)라는 곳에서 졀믄이나 늘근이는 임의 희망이 업다. 우리는 오즉 남아지 힘을 다하야 가련한 우리 후생(後生)되는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고 생명의 길을 열어주자 하는 취지로 오늘―오월 일일을 어린이의 날로 작뎡하야 가지고 어린이를 위하야 힘을 합하야 일을 하자고 선전하는 동시에 다만 하루의 짤분 시간이라도 그들에게 깃붐이 잇게 하고 복이 잇게 하자는 오늘이라 한다. 조선의 어린이여 그대들에게 복이 잇스라. 조선의 부형이여 그대들에게 정성이 잇스라.
行列(행렬)은 依例(의례) 禁止(금지)
소년운동협회 당국의 고심
기타 계획은 예뎡대로 시행
오늘 어린이날의 긔념과 선전에 대하야는 임의 루차 보도한 바와 가치 소년운동협회에서는 그동안 여러 가지로 준비에 분주하얏다. 당초의 계획으로는 오늘 하오 세시부터 약 이천명의 소년을 모혀가지고 시내에서 굉장히 선전행렬을 할 계획이엇스나 행렬에 대하야는 상습뎍으로 금지의 수단을 쓰는 조선의 경찰당국이라 엇지 허가되기를 바라리오. 부득이 중지치 아니치 못하게 되얏고 기타의 계획은 대개 예뎡대로 하게 되얏는대 차서대로 보도하면 다음과 갓다더라.
紀念祝賀(기념축하)
오후 삼시부터
텬도교당에서
먼저 오늘 오후 세시에 소년운동협회의 간부와 기타 유지의 인솔 하에 시내의 각 소년단톄 회원과 소학생 천여명이 경운동 텬도교당에 모히어 『어린이날 긔념 축하식』을 거행할 터인대 주최자 편의 어린이날에 대한 이야기가 잇슨 후 어린이운동에 대한 선언(宣言)의 랑독이 잇슬 터이오 래빈의 축사가 잇슨 후 회장 안에서 선뎐지를 배포하고 폐회한 후 시가로 나아가 선뎡할 터이라더라.
十二萬張(십이만장)
宣(선) 傳(전) 紙(지)
시가를 네구로
가가호호에 배포
시내의 선뎐은 선뎐지 십이만장을 네구역에 난호아 가々호호에 배포할 터인대 구역은 종로를 중심으로 네거리를 표준하야 난호아 가지고 각구(各區)를 다시 각부(各部)로 난호아 일부에 오십명식 패를 짜가지고 가가호호에 배포할 터인대 그 선뎐지의 내용은 다음과 갓다더라. 별항 보도와 가치 금일 시내에 배포할 선전서는 『어른에게 드리는 글』과 『어린 동무들에게』라는 두 가지인대 그 내용은 다음과 갓다더라.
어른에게 드리는 글
一(일)、어린이를 내려다 보지 마시고 치어다 보아주시오.
一(일)、어린이를 늘 갓가히 하사 자조 이야기하여 주시오.
一(일)、어린이에게 敬語(경어)를 쓰시되 늘 보드럽게 하여 주시오.
一(일)、理髮(이발)이나 沐浴(목욕)、衣服(의복) 가튼 것을 때마춰 하도록 하여 주시오.
一(일)、잠자는 것과 運動(운동)하는 것을 充分(충분)히 하게 하여 주시오.
一(일)、散步(산보)와 遠足(원족) 가튼 것을 각금각금 식혀 주시오.
一(일)、어린이를 책망하실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자세히 타일러 주시오.
一(일)、어린이들이 서로 모히어 질겁게 놀만한 노리터나 機關(기관) 가튼 것을 지어 주시오.
一(일)、大宇宙(대우주)의 腦神經(뇌신경)의 末梢(말초)는 늙은이에게 잇지 아니하고 절믄이에게도 잇지 아니하고 오즉 어린이 그들에게만 잇는 것을 늘 생각하야 주시오.
어린 동무들에게
一(일)、돗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기로 합시다.
一(일)、어른에게는 물론이고 당신들끼리도 서로 존대하기로 합시다.
一(일)、뒤ㅅ간이나 담벽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 가튼 것을 그리지 말기로 합시다.
一(일)、길가에서 떼를 지어 놀거나 류리 가튼 것을 버리지 말기로 합시다.
一(일)、꼿이나 풀을 꺽지 말고 동물을 사랑하기로 합시다.
一(일)、뎐차나 긔차에서는 어른에게 자리를 사양하기로 합시다.
一(일)、입은 꼭 다물고 몸은 바르게 가지기로 합시다.
少年運動(소년운동)의 宣言(선언)
세 가지 조건
텬도교당 안에서 거행할 긔념식장에서 랑독할 소년운동의 선언(宣言) 즉 소년운동(少年運動)의 긔초조항(基礎條項)의 원문은 다음과 갓다더라.
少年運動(소년운동)의 基礎條項(기초조항)
本(본) 少年運動協會(소년운동협회)는 이 어린이날의 쳣 紀念(기념)되는 五月(5월) 一日(1일)인 오늘에 잇서 고요히 생각하고 구지 决心(결심)한 나마에 敢(감)히 아래와 가튼 세 條件(조건)의 標榜(표방)을 소래처 傳(전)하며 이에 對(대)한 天下兄弟(천하형제)의 深甚(심심)한 注意(주의)와 共鳴(공명)과 또는 協同(협동) 實行(실행)이 잇기를 바라는 바이라.
一(1)、어린이를 在來(재래)의 倫理的(윤리적) 壓迫(압박)으로부터 解放(해방)하야 그들에게 對(대)한 完全(완전)한 人格的(인격적) 禮遇(예우)를 許(허)하게 하라.
二(2)、어린이를 在來(재래)의 經濟的(경제적) 壓迫(압박)으로부터 解放(해방)하야 滿(만) 十四歲(14세) 以下(이하)의 그들에게 對(대)한 無償(무상) 또는 有償(유상)의 勞働(노동)을 廢(폐)하게 하라.
三(3)、어린이 그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히 놀기에 足(족)할 各樣(각양)의 家庭(가정) 또는 社會的(사회적) 施設(시설)을 行(행)하게 하라.
癸亥(계해) 五月(5월) 一日(1일)
少年運動協會(소년운동협회)
三處(삼처)에서
演說(연설)、演藝(연예)
연설회에는 어른만
연예회에는 아해만
시가의 선뎐을 맛친 후에는 다시 오후 여섯 시에 텬도교당에 모히엇다가 다음과 가치 세 곳에서 연설회(演說會)와 연예회(演藝會)를 개최할 터인대
◇壽松洞(수송동) 覺皇寺(각황사)에서(午后(오후) 八時(8시)) 紀念演說會(기념연설회) 演題(연제)와 演士(연사)
偉大(위대)한 少年(소년)의 力(역) 金鴻基(김홍기)
露西亞(노서아)의 少年(소년) 金燦(김찬)
國民(국민)의 基礎(기초) 李甲成(이갑성)
第二社會(제2사회)의 地盤(지반) 薛泰熙(설태희)
어린이날과 民族解放(민족해방) 崔元淳(최원순)
◇慶雲洞(경운동) 天道敎堂(천도교당)과 長谷川町(장곡천정) 佛敎大會舘(불교대회관)에서 演藝會(연예회)
出演(출연) 市內(시내) 各(각) 團體(단체)의 少年少女(소년소녀)
이와 가치 연설회와 연예회를 거행하는대 주의할 것은
▲연설회에는 십오세 이상 어른에 한하고
▲연예회에는 십오세 이하 남녀 소년에게 한하야 전부 입장은 무료라더라.
市外(시외) 各地(각지)는
少年軍(소년군)에서
선뎐키로 담당
시내의 선뎐은 별항과 갓거니와 동대문 밧과 룡산(龍山) 마포(麻浦) 등디에는 특히 조선소년군(朝鮮少年軍) 편에서 마타 가지고 선뎐하기로 되얏더라.
地方(지방) 各地(각지)에
八萬張(팔만장)
개성 김해 진주
세 곳에서 더욱 굉장해
이번 소년운동은 비단 서울뿐 아니라 디방 각처에서도 일제히 거행할 터이오 팔만 장의 선뎐문을 돌닐 터인대 위선 정식으로 통지온 곳은 다음과 가튼 세 곳이라더라.
◇開城地方(개성지방)
개성소년회 주최로 오후 세 시에 자동차로 선뎐지를 배포하고 오후 팔 시에는 개성좌(開城座)에서 긔념강연회를 개최할 터인대 연사는 다음과 갓다더라.
鄭春洙(정춘수) 趙淑景(조숙경) 金鍾弼(김종필)
◇金海地方(김해지방)
김해청년회 소년부 주최로 오후 세 시에 이천 장의 선뎐지를 뿌리고 밤에는 긔년연설회를 개최하다더라.
◇晋州地方(진주지방)
진주디방은 조선에서 맨처음으로 소년운동의 긔빨을 든 곳인대 오늘은 삼백 명의 회원을 가진 텬도교 소년회의 주최로 오후 세 시에 선뎐문을 돌니고 밤에는 긔념강연을 한다더라.
어린이를 위하야 처음 축복
오후 세시에 젼국에서 선뎐
『어린이의 날』―오월 일일이 왓다. 조선에서 처음으로 어린이에게도 사람의 권리를 주는 동시에 사람의 대우를 하자고 떠드는 날이 도라왓다. 몃々대 조상 적부터 아해나 어른이나 사람의 허물을 쓰고 사람으로 살지 못한 것은 우리의 골수에 박힌 원한이다. 지금에 우리 조선사람은 어른이나 아해가 누가 사람의 권리가 잇스며 사람의 대우를 밧는가 생각하면 실로 긔가 막히는 일이다. 첫재 먹을 것 입을 것이 업고 편안히 쉬일 집이 업는 터이라. 사람노릇을 하랴 할지라도 할 수가 업는 것은 자연한 형세이라. 이에 뜻잇는 몃 사람의 발긔로 이러나게 된 소년운동협회(少年運動協會)라는 곳에서 졀믄이나 늘근이는 임의 희망이 업다. 우리는 오즉 남아지 힘을 다하야 가련한 우리 후생(後生)되는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고 생명의 길을 열어주자 하는 취지로 오늘―오월 일일을 어린이의 날로 작뎡하야 가지고 어린이를 위하야 힘을 합하야 일을 하자고 선전하는 동시에 다만 하루의 짤분 시간이라도 그들에게 깃붐이 잇게 하고 복이 잇게 하자는 오늘이라 한다. 조선의 어린이여 그대들에게 복이 잇스라. 조선의 부형이여 그대들에게 정성이 잇스라.
行列(행렬)은 依例(의례) 禁止(금지)
소년운동협회 당국의 고심
기타 계획은 예뎡대로 시행
오늘 어린이날의 긔념과 선전에 대하야는 임의 루차 보도한 바와 가치 소년운동협회에서는 그동안 여러 가지로 준비에 분주하얏다. 당초의 계획으로는 오늘 하오 세시부터 약 이천명의 소년을 모혀가지고 시내에서 굉장히 선전행렬을 할 계획이엇스나 행렬에 대하야는 상습뎍으로 금지의 수단을 쓰는 조선의 경찰당국이라 엇지 허가되기를 바라리오. 부득이 중지치 아니치 못하게 되얏고 기타의 계획은 대개 예뎡대로 하게 되얏는대 차서대로 보도하면 다음과 갓다더라.
紀念祝賀(기념축하)
오후 삼시부터
텬도교당에서
먼저 오늘 오후 세시에 소년운동협회의 간부와 기타 유지의 인솔 하에 시내의 각 소년단톄 회원과 소학생 천여명이 경운동 텬도교당에 모히어 『어린이날 긔념 축하식』을 거행할 터인대 주최자 편의 어린이날에 대한 이야기가 잇슨 후 어린이운동에 대한 선언(宣言)의 랑독이 잇슬 터이오 래빈의 축사가 잇슨 후 회장 안에서 선뎐지를 배포하고 폐회한 후 시가로 나아가 선뎡할 터이라더라.
十二萬張(십이만장)
宣(선) 傳(전) 紙(지)
시가를 네구로
가가호호에 배포
시내의 선뎐은 선뎐지 십이만장을 네구역에 난호아 가々호호에 배포할 터인대 구역은 종로를 중심으로 네거리를 표준하야 난호아 가지고 각구(各區)를 다시 각부(各部)로 난호아 일부에 오십명식 패를 짜가지고 가가호호에 배포할 터인대 그 선뎐지의 내용은 다음과 갓다더라. 별항 보도와 가치 금일 시내에 배포할 선전서는 『어른에게 드리는 글』과 『어린 동무들에게』라는 두 가지인대 그 내용은 다음과 갓다더라.
어른에게 드리는 글
一(일)、어린이를 내려다 보지 마시고 치어다 보아주시오.
一(일)、어린이를 늘 갓가히 하사 자조 이야기하여 주시오.
一(일)、어린이에게 敬語(경어)를 쓰시되 늘 보드럽게 하여 주시오.
一(일)、理髮(이발)이나 沐浴(목욕)、衣服(의복) 가튼 것을 때마춰 하도록 하여 주시오.
一(일)、잠자는 것과 運動(운동)하는 것을 充分(충분)히 하게 하여 주시오.
一(일)、散步(산보)와 遠足(원족) 가튼 것을 각금각금 식혀 주시오.
一(일)、어린이를 책망하실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자세히 타일러 주시오.
一(일)、어린이들이 서로 모히어 질겁게 놀만한 노리터나 機關(기관) 가튼 것을 지어 주시오.
一(일)、大宇宙(대우주)의 腦神經(뇌신경)의 末梢(말초)는 늙은이에게 잇지 아니하고 절믄이에게도 잇지 아니하고 오즉 어린이 그들에게만 잇는 것을 늘 생각하야 주시오.
어린 동무들에게
一(일)、돗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기로 합시다.
一(일)、어른에게는 물론이고 당신들끼리도 서로 존대하기로 합시다.
一(일)、뒤ㅅ간이나 담벽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 가튼 것을 그리지 말기로 합시다.
一(일)、길가에서 떼를 지어 놀거나 류리 가튼 것을 버리지 말기로 합시다.
一(일)、꼿이나 풀을 꺽지 말고 동물을 사랑하기로 합시다.
一(일)、뎐차나 긔차에서는 어른에게 자리를 사양하기로 합시다.
一(일)、입은 꼭 다물고 몸은 바르게 가지기로 합시다.
少年運動(소년운동)의 宣言(선언)
세 가지 조건
텬도교당 안에서 거행할 긔념식장에서 랑독할 소년운동의 선언(宣言) 즉 소년운동(少年運動)의 긔초조항(基礎條項)의 원문은 다음과 갓다더라.
少年運動(소년운동)의 基礎條項(기초조항)
本(본) 少年運動協會(소년운동협회)는 이 어린이날의 쳣 紀念(기념)되는 五月(5월) 一日(1일)인 오늘에 잇서 고요히 생각하고 구지 决心(결심)한 나마에 敢(감)히 아래와 가튼 세 條件(조건)의 標榜(표방)을 소래처 傳(전)하며 이에 對(대)한 天下兄弟(천하형제)의 深甚(심심)한 注意(주의)와 共鳴(공명)과 또는 協同(협동) 實行(실행)이 잇기를 바라는 바이라.
一(1)、어린이를 在來(재래)의 倫理的(윤리적) 壓迫(압박)으로부터 解放(해방)하야 그들에게 對(대)한 完全(완전)한 人格的(인격적) 禮遇(예우)를 許(허)하게 하라.
二(2)、어린이를 在來(재래)의 經濟的(경제적) 壓迫(압박)으로부터 解放(해방)하야 滿(만) 十四歲(14세) 以下(이하)의 그들에게 對(대)한 無償(무상) 또는 有償(유상)의 勞働(노동)을 廢(폐)하게 하라.
三(3)、어린이 그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히 놀기에 足(족)할 各樣(각양)의 家庭(가정) 또는 社會的(사회적) 施設(시설)을 行(행)하게 하라.
癸亥(계해) 五月(5월) 一日(1일)
少年運動協會(소년운동협회)
三處(삼처)에서
演說(연설)、演藝(연예)
연설회에는 어른만
연예회에는 아해만
시가의 선뎐을 맛친 후에는 다시 오후 여섯 시에 텬도교당에 모히엇다가 다음과 가치 세 곳에서 연설회(演說會)와 연예회(演藝會)를 개최할 터인대
◇壽松洞(수송동) 覺皇寺(각황사)에서(午后(오후) 八時(8시)) 紀念演說會(기념연설회) 演題(연제)와 演士(연사)
偉大(위대)한 少年(소년)의 力(역) 金鴻基(김홍기)
露西亞(노서아)의 少年(소년) 金燦(김찬)
國民(국민)의 基礎(기초) 李甲成(이갑성)
第二社會(제2사회)의 地盤(지반) 薛泰熙(설태희)
어린이날과 民族解放(민족해방) 崔元淳(최원순)
◇慶雲洞(경운동) 天道敎堂(천도교당)과 長谷川町(장곡천정) 佛敎大會舘(불교대회관)에서 演藝會(연예회)
出演(출연) 市內(시내) 各(각) 團體(단체)의 少年少女(소년소녀)
이와 가치 연설회와 연예회를 거행하는대 주의할 것은
▲연설회에는 십오세 이상 어른에 한하고
▲연예회에는 십오세 이하 남녀 소년에게 한하야 전부 입장은 무료라더라.
市外(시외) 各地(각지)는
少年軍(소년군)에서
선뎐키로 담당
시내의 선뎐은 별항과 갓거니와 동대문 밧과 룡산(龍山) 마포(麻浦) 등디에는 특히 조선소년군(朝鮮少年軍) 편에서 마타 가지고 선뎐하기로 되얏더라.
地方(지방) 各地(각지)에
八萬張(팔만장)
개성 김해 진주
세 곳에서 더욱 굉장해
이번 소년운동은 비단 서울뿐 아니라 디방 각처에서도 일제히 거행할 터이오 팔만 장의 선뎐문을 돌닐 터인대 위선 정식으로 통지온 곳은 다음과 가튼 세 곳이라더라.
◇開城地方(개성지방)
개성소년회 주최로 오후 세 시에 자동차로 선뎐지를 배포하고 오후 팔 시에는 개성좌(開城座)에서 긔념강연회를 개최할 터인대 연사는 다음과 갓다더라.
鄭春洙(정춘수) 趙淑景(조숙경) 金鍾弼(김종필)
◇金海地方(김해지방)
김해청년회 소년부 주최로 오후 세 시에 이천 장의 선뎐지를 뿌리고 밤에는 긔년연설회를 개최하다더라.
◇晋州地方(진주지방)
진주디방은 조선에서 맨처음으로 소년운동의 긔빨을 든 곳인대 오늘은 삼백 명의 회원을 가진 텬도교 소년회의 주최로 오후 세 시에 선뎐문을 돌니고 밤에는 긔념강연을 한다더라.
오늘, 어린이날
어린이를 위하여 처음 축복
오후 3시에 전국에서 홍보
‘어린이날’ - 5월 1일이 왔다. 조선에서 처음으로 어린이에게도 사람의 권리를 주는 동시에 사람의 대우를 하자고 외치는 날이 돌아왔다. 몇몇 대 조상 때부터 아이나 어른이나 사람의 탈을 쓰고 사람으로 살지 못한 것은 우리의 마음 속 깊이 새겨진 원한이다. 지금 우리 조선사람은 어른이든 아이든 누가 사람의 권리가 있으며 사람다운 대우를 받는가 생각하면 정말로 기가 막히는 일이다. 첫째, 먹을 것 입을 것이 없고 편안하게 쉴 집이 없는 까닭이다. 사람노릇을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것은 자연스러운 형편이다. 이에 뜻있는 몇 사람이 발기하여 일어나게 된 소년운동협회라는 곳에서 젊은이나 늙은이는 이미 희망이 없다. 우리는 오직 나머지 힘을 다하여 우리 뒤에 태어난 불쌍한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고 생명의 길을 열어주자 라는 취지로 오늘 –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다. 어린이를 위해 힘을 합하여 일을 하자고 알리는 동시에 다만 하루 중 짧은 시간이라도 그들에게 기쁨이 있게 하고 복이 있게 하자는 날이라고 한다. 조선의 어린이여, 그대들에게 복이 있으라. 조선의 학부모들이여, 그대들에게 정성이 있으라.
행진은 전례에 따라 금지돼
소년운동협회 당국은 고심
기타 계획은 예정대로 시행
오늘 어린이날의 기념과 홍보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보도한 것처럼 소년운동협회에서는 그동안 여러 가지로 준비하느라 분주하였다. 당초 계획으로는 오늘 오후 3시부터 약 2000명의 소년이 모여 시내에서 대대적인 홍보행진을 할 계획이었지만 행진에 대해서는 늘 금지시키는 조선의 경찰당국이니 어떻게 허가되기를 바라겠는가. 부득이 중지하지 않을 수 없었고 다른 계획은 대체로 예정대로 하게 되었다. 순서대로 보도하면 아래와 같다.
기념축하식
오후 3시부터
천도교당에서
먼저 오늘 오후 3시에 소년운동협회의 간부와 기타 유지의 인솔 아래 시내 각 소년단체 회원과 소학생 1000여 명이 경운동 천도교당에 모여 ‘어린이날 기념 축하식’을 거행한다. 주최자 측이 어린이날의 의미 등을 말한 뒤 어린이운동에 대한 선언 낭독이 있을 예정이다. 내빈의 축사 후 회장 안에서 홍보지를 배포하고 폐회한 뒤 거리로 나가 홍보할 계획이라고 한다.
12만 장의
홍보지
시내를 네 개 구역으로
집집마다 배포
시내 홍보는 홍보지 12만 장을 4개 구역으로 나눠 집집마다 배포할 예정이다. 구역은 종로를 중심으로 네거리를 기준으로 나눠서 각 구를 다시 각 부로 나눠 한 부에 50명씩 구성해 집집마다 배포한다. 홍보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별도 보도와 같이 이날 시내에 배포할 홍보지는 ‘어른에게 드리는 글’과 ‘어린 동무들에게’라는 두 가지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어른에게 드리는 글
1,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올려보아 주세요.
1, 어린이를 늘 가까이 하여 자주 대화해 주세요.
1,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말해 주세요.
1, 이발이나 목욕, 옷 같은 것을 때맞춰 하도록 해 주세요.
1, 잠자기와 운동하기를 충분히 하게 해 주세요.
1, 산보와 소풍 같은 활동을 가끔씩 시켜 주세요.
1, 어린이를 나무랄 때는 쉽게 성만 내지 말고 자세히 타일러 주세요.
1, 어린이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놀만한 놀이터나 시설 같은 것을 지어 주세요.
1, 대우주 뇌신경의 끝은 늙은이에게도, 젊은이에게도 있지 않고 오직 어린이 그들에게만 있다는 점을 늘 생각하여 주세요.
어린 친구들에게
1, 뜨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기로 합시다.
1, 어른에게는 물론이고 친구들끼리도 서로 존대하기로 합시다.
1, 화장실이나 담벼락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 같은 것을 그리지 않기로 합시다.
1, 길가에서 떼 지어 놀거나 유리 같은 것을 버리지 않기로 합시다.
1, 꽃이나 풀을 꺾지 말고 동물을 사랑하기로 합시다.
1, 전차나 기차 안에서는 어른에게 자리를 양보하기로 합시다.
1, 입은 꼭 다물고 몸가짐은 바르게 하기로 합시다.
소년운동의 선언
3가지 조건
천도교당 안에서 거행할 기념식장에서 낭독할 소년운동의 선언 즉 소년운동의 기초조항 원문은 다음과 같다.
소년운동의 기초조항
우리 소년운동협회는 이 어린이날을 처음 기념하는 5월 1일 오늘에 조용히 생각하고 굳이 결심한 끝에 감히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조건을 소리 높여 표방하며 이에 대한 천하 형제의 깊은 주의와 공명과 협동 실행이 있기를 바란다.
1. 어린이를 기존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그들에게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용하게 하라.
2. 어린이를 기존의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만 14세 이하에게는 무상 또는 유상의 노동을 폐지하라.
3. 어린이 그들이 조용히 배우고 즐겁게 놀기에 충분할 각각의 가정 또는 사회적 시설을 만들도록 하라.
1923년 5월 1일
소년운동협회
세 곳에서
연설, 공연
연설회에는 어른만
공연장에는 아이만
거리의 홍보를 마친 뒤에는 오후 6시에 천도교당에 모였다가 다음과 같이 세 곳에서 연설회와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수송동 각황사에서(오후 8시) 기념연설회
연제와 연사
위대한 소년의 힘 김홍기
러시아의 소년 김찬
국민의 기초 이갑성
제2사회의 지반 설태희
어린이날과 민족해방 최원순
◇경운동 천도교당과 소공동 불교대회관에서 공연
출연 시내 각 단체의 소년소녀
이와 같이 연설회와 공연을 거행하는데 주의할 점은 ▲연설회에는 15세 이상 어른만 입장하고 ▲공연장에는 15세 이하 남녀 소년만 들어가며 관람료는 모두 무료이다.
시외 각지는
스카우트에서
홍보를 담당하기로
시내의 홍보는 별도 보도와 같고 동대문 밖과 용산 마포 등지에는 특히 스카우트 편에서 맡아 가지고 홍보하기로 되었다고 한다.
지방 각지에
8만 장
개성 김해 진주
세 곳에서 더욱 왕성해
이번 소년운동은 단지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 각지에서도 일제히 거행한다. 8만 장의 홍보지를 배포할 계획이며 우선 정식으로 알림이 온 곳은 다음의 세 곳이라고 한다.
◇개성지방
개성소년회 주최로 오후 3시에 자동차로 홍보지를 배포하고 오후 8시에는 개성극장에서 기념강연회를 열며 연사는 다음과 같다. 정춘수 조숙경 김종필
◇김해지방
김해청년회 소년부 주최로 오후 3시에 2000장의 홍보지를 뿌리고 밤에는 기념연설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진주지방
진주지방은 조선에서 맨 처음 소년운동의 깃발을 든 곳이며 오늘은 300명의 회원이 있는 천도교 소년회 주최로 오후 3시에 홍보지를 돌리고 밤에는 기념강연을 한다고 한다.
어린이를 위하여 처음 축복
오후 3시에 전국에서 홍보
‘어린이날’ - 5월 1일이 왔다. 조선에서 처음으로 어린이에게도 사람의 권리를 주는 동시에 사람의 대우를 하자고 외치는 날이 돌아왔다. 몇몇 대 조상 때부터 아이나 어른이나 사람의 탈을 쓰고 사람으로 살지 못한 것은 우리의 마음 속 깊이 새겨진 원한이다. 지금 우리 조선사람은 어른이든 아이든 누가 사람의 권리가 있으며 사람다운 대우를 받는가 생각하면 정말로 기가 막히는 일이다. 첫째, 먹을 것 입을 것이 없고 편안하게 쉴 집이 없는 까닭이다. 사람노릇을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것은 자연스러운 형편이다. 이에 뜻있는 몇 사람이 발기하여 일어나게 된 소년운동협회라는 곳에서 젊은이나 늙은이는 이미 희망이 없다. 우리는 오직 나머지 힘을 다하여 우리 뒤에 태어난 불쌍한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고 생명의 길을 열어주자 라는 취지로 오늘 –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다. 어린이를 위해 힘을 합하여 일을 하자고 알리는 동시에 다만 하루 중 짧은 시간이라도 그들에게 기쁨이 있게 하고 복이 있게 하자는 날이라고 한다. 조선의 어린이여, 그대들에게 복이 있으라. 조선의 학부모들이여, 그대들에게 정성이 있으라.
행진은 전례에 따라 금지돼
소년운동협회 당국은 고심
기타 계획은 예정대로 시행
오늘 어린이날의 기념과 홍보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보도한 것처럼 소년운동협회에서는 그동안 여러 가지로 준비하느라 분주하였다. 당초 계획으로는 오늘 오후 3시부터 약 2000명의 소년이 모여 시내에서 대대적인 홍보행진을 할 계획이었지만 행진에 대해서는 늘 금지시키는 조선의 경찰당국이니 어떻게 허가되기를 바라겠는가. 부득이 중지하지 않을 수 없었고 다른 계획은 대체로 예정대로 하게 되었다. 순서대로 보도하면 아래와 같다.
기념축하식
오후 3시부터
천도교당에서
먼저 오늘 오후 3시에 소년운동협회의 간부와 기타 유지의 인솔 아래 시내 각 소년단체 회원과 소학생 1000여 명이 경운동 천도교당에 모여 ‘어린이날 기념 축하식’을 거행한다. 주최자 측이 어린이날의 의미 등을 말한 뒤 어린이운동에 대한 선언 낭독이 있을 예정이다. 내빈의 축사 후 회장 안에서 홍보지를 배포하고 폐회한 뒤 거리로 나가 홍보할 계획이라고 한다.
12만 장의
홍보지
시내를 네 개 구역으로
집집마다 배포
시내 홍보는 홍보지 12만 장을 4개 구역으로 나눠 집집마다 배포할 예정이다. 구역은 종로를 중심으로 네거리를 기준으로 나눠서 각 구를 다시 각 부로 나눠 한 부에 50명씩 구성해 집집마다 배포한다. 홍보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별도 보도와 같이 이날 시내에 배포할 홍보지는 ‘어른에게 드리는 글’과 ‘어린 동무들에게’라는 두 가지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어른에게 드리는 글
1,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올려보아 주세요.
1, 어린이를 늘 가까이 하여 자주 대화해 주세요.
1,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말해 주세요.
1, 이발이나 목욕, 옷 같은 것을 때맞춰 하도록 해 주세요.
1, 잠자기와 운동하기를 충분히 하게 해 주세요.
1, 산보와 소풍 같은 활동을 가끔씩 시켜 주세요.
1, 어린이를 나무랄 때는 쉽게 성만 내지 말고 자세히 타일러 주세요.
1, 어린이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놀만한 놀이터나 시설 같은 것을 지어 주세요.
1, 대우주 뇌신경의 끝은 늙은이에게도, 젊은이에게도 있지 않고 오직 어린이 그들에게만 있다는 점을 늘 생각하여 주세요.
어린 친구들에게
1, 뜨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기로 합시다.
1, 어른에게는 물론이고 친구들끼리도 서로 존대하기로 합시다.
1, 화장실이나 담벼락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 같은 것을 그리지 않기로 합시다.
1, 길가에서 떼 지어 놀거나 유리 같은 것을 버리지 않기로 합시다.
1, 꽃이나 풀을 꺾지 말고 동물을 사랑하기로 합시다.
1, 전차나 기차 안에서는 어른에게 자리를 양보하기로 합시다.
1, 입은 꼭 다물고 몸가짐은 바르게 하기로 합시다.
소년운동의 선언
3가지 조건
천도교당 안에서 거행할 기념식장에서 낭독할 소년운동의 선언 즉 소년운동의 기초조항 원문은 다음과 같다.
소년운동의 기초조항
우리 소년운동협회는 이 어린이날을 처음 기념하는 5월 1일 오늘에 조용히 생각하고 굳이 결심한 끝에 감히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조건을 소리 높여 표방하며 이에 대한 천하 형제의 깊은 주의와 공명과 협동 실행이 있기를 바란다.
1. 어린이를 기존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그들에게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용하게 하라.
2. 어린이를 기존의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만 14세 이하에게는 무상 또는 유상의 노동을 폐지하라.
3. 어린이 그들이 조용히 배우고 즐겁게 놀기에 충분할 각각의 가정 또는 사회적 시설을 만들도록 하라.
1923년 5월 1일
소년운동협회
세 곳에서
연설, 공연
연설회에는 어른만
공연장에는 아이만
거리의 홍보를 마친 뒤에는 오후 6시에 천도교당에 모였다가 다음과 같이 세 곳에서 연설회와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수송동 각황사에서(오후 8시) 기념연설회
연제와 연사
위대한 소년의 힘 김홍기
러시아의 소년 김찬
국민의 기초 이갑성
제2사회의 지반 설태희
어린이날과 민족해방 최원순
◇경운동 천도교당과 소공동 불교대회관에서 공연
출연 시내 각 단체의 소년소녀
이와 같이 연설회와 공연을 거행하는데 주의할 점은 ▲연설회에는 15세 이상 어른만 입장하고 ▲공연장에는 15세 이하 남녀 소년만 들어가며 관람료는 모두 무료이다.
시외 각지는
스카우트에서
홍보를 담당하기로
시내의 홍보는 별도 보도와 같고 동대문 밖과 용산 마포 등지에는 특히 스카우트 편에서 맡아 가지고 홍보하기로 되었다고 한다.
지방 각지에
8만 장
개성 김해 진주
세 곳에서 더욱 왕성해
이번 소년운동은 단지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 각지에서도 일제히 거행한다. 8만 장의 홍보지를 배포할 계획이며 우선 정식으로 알림이 온 곳은 다음의 세 곳이라고 한다.
◇개성지방
개성소년회 주최로 오후 3시에 자동차로 홍보지를 배포하고 오후 8시에는 개성극장에서 기념강연회를 열며 연사는 다음과 같다. 정춘수 조숙경 김종필
◇김해지방
김해청년회 소년부 주최로 오후 3시에 2000장의 홍보지를 뿌리고 밤에는 기념연설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진주지방
진주지방은 조선에서 맨 처음 소년운동의 깃발을 든 곳이며 오늘은 300명의 회원이 있는 천도교 소년회 주최로 오후 3시에 홍보지를 돌리고 밤에는 기념강연을 한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