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측 “金여사, 김영선에 ‘김상민 도우면 장관 주겠다’ 전화” 폭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1일 03시 00분


공천개입-불출마 종용 의혹 제기
“김영선, 통화후 김해갑 옮겨 출마”
檢, 金여사-김영선 연락내역 확보
明, 이준석 징계 개시 다음날 문자… “문제 생기면 바로 사모께 얘기하라”

왼쪽부터 명태균 씨, 김건희 여사, 김영선 전 의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4·10총선을 앞두고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현역 의원이던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전화해 “김상민 (전) 검사의 당선을 지원하면 선거 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김 여사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혐의는 물론이고, 총선 출마 포기의 대가로 고위직까지 약속했다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 김영선, 김건희와 연락 후 지역구 옮겨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의 법률대리인 남상권 변호사는 20일 명 씨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2024년 2월 18일 김영선 의원이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갈 때 탑승 전과 도착 직후 김 여사와 두 차례 통화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의원은 김 여사와 통화 후인 이날 오후 10시 30분경 창원 의창을 떠나 경남 김해갑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창원 의창 불출마를 종용해 김해갑으로 옮겼다는 게 명 씨 측 주장이다.

실제 검찰 조사 결과 명 씨 측 주장대로 2월 18일 오후 5시 2분경 김 여사가 2번에 걸쳐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11분가량 통화했고, 오후 8시 24분에도 두 사람은 1분 38초간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날부터 3월 1일까지 김 여사와 김 전 의원이 총 11차례 연락한 내역도 확보했다. 4차례 통화는 모두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고, 7차례 문자메시지는 김 전 의원이 김 여사에게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2월 18일 명 씨가 김 여사와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명 씨는 이날 오후 3시 30분경 김 여사에게 “김 전 의원은 김해에 연고가 없어 경선에 참여하면 이길 방법이 없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김 여사가 “단수 공천을 주면 좋지만 기본 전략은 경선”이라고 답하자, 명 씨는 “김영선에게 제가 경선하란 말은 못 하겠다. 직접 전화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런 과정을 통해 김 전 의원이 결국 김해갑 출마와 경선을 받아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김상민 공천 요구에 김영선 격분”

명 씨는 17일에도 변호인을 통해 “지난해 2월 16∼19일 사이 (명 씨와 김 여사가) 대여섯 번에 걸쳐 총 48분 텔레그램으로 통화했다”며 김 여사가 명 씨에게 김 전 검사의 공천을 부탁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김 여사가 “김영선 의원은 어차피 컷오프라면서요. (경쟁 후보였던) 김종양은 문재인 정부의 부역자고”라며 김 전 검사 공천을 거듭 강조했다는 것이다. 당시 김 전 검사는 현직 검사 신분으로 총선 출마를 선언해 논란이 일었고, 법무부로부터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고 퇴직한 뒤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당시 김 전 의원은 명 씨에게 “김건희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지난 대선 때 내가 얼마나 죽을힘을 다해 도왔는데. 자기 사람(김 전 검사) 공천 주려고 5선 의원인 나를 자르고 거기에 더해 나보고 그 사람을 도우라고 하다니. 나는 밸(배알)도 없나”라며 격분했다고 한다. 명 씨 측은 “이 사건은 결국 김 전 의원이 비례대표 1번 개혁신당 입당을 고려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검찰은 명 씨가 2022년 4월 22일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에게 “(윤석열) 당선인을 컨트롤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김건희 사모님밖에 없다”고 보낸 문자도 확보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성접대 의혹을 받던 이 의원에 대한 징계를 개시한 바로 다음 날이다. 이 의원이 “지금 사모가 개입해 봐야 뭐가 있겠어요”라고 하자, 명 씨는 “제가 내일 사모님과 의논하고 연락 올리겠다. 당선인이 나서서 정리하시도록 해보겠다”며 김 여사 연락처를 전달했다. 명 씨는 “무슨 문제가 생기면 바로 사모님께 이야기해야 한다. 당선인은 정치적 기반이나 정무 감각이 없어서 윤핵관들이 이야기하면 그대로 믿는다”고도 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명태균#김영선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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