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김정은에 ‘포로 교환’ 제의…北군 “여기서 살고 싶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3일 06시 43분


한국어-영어로 X에 올려…“귀환 원하지 않는 병사는 다른 방법도 가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 텔레그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 텔레그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군을 인도하는 조건으로 자신들이 생포한 북한군을 풀어줄 수 있다면서 ‘포로 교환’을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영어·우크라이나어와 함께 한국어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추진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북한 시민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생포한 (북한) 병사들 외에도 의심할 여지 없이 다른 병사들도 있을 것”이라며 “세계 누구도 러시아 군대가 북한의 군사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의 군사 지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군이 더 많은 것을 점령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귀환을 원하지 않는 북한 병사들에겐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이 전쟁에 대한 진실을 한국어로 널리 알려 평화를 앞당기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X·옛 트위터)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에 투입됐다가 다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생포한 북한군들을 조사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공개했다. 북한군 포로들은 러시아어 등 외국어를 구사하지 못하기에 한국 국가정보원의 협조를 받아 한국어 통역가를 통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과 대화하고 있다.

양손에 붕대를 감은 채 침대에 누운 상태의 병사는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 아느냐’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것을 알고 있었나’라는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 이어 ‘지휘관들은 누구와 싸운다고 했느냐’는 질문에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 병사는 ‘전선에 1월 3일부터 포로로 잡힐 때까지 있었나’라는 질문에 끄덕인 뒤 “3일에 (전선에) 나와서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고 방공호에 숨어있다가 5일에 부상하고 (잡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묻는 말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다 좋은가”라면서 “여기서 살고 싶다”고 했다. 최대한 여기서 살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하자 “집에는 안 보내주겠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에 가고 싶나’라는 질문에 “가라면 가는데”라고 말을 흐렸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남으라고 하면 남을 거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턱에 붕대를 두른 다른 병사는 ‘북한에 가족이 있느냐’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나’라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부모님은 네가 어디에 있는지 아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북한군 생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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