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이 안 됐다” 35분간 부하직원에 모욕 발언한 경찰 벌금형

부하 직원에게 30분 넘게 모욕적인 발언을 한 현직 경찰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6단독 김태환 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 씨(51)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1년 9월 19일 오전 7시 30분경 자신이 팀장으로 근무하던 인천 시내 모 지구대 회의실에서 부하 직원 B 씨(31)를 모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B 씨에게 “기본적인 인성이 안 됐다”, “하자가 있어서 우리 팀으로 보낸 것”이라며 욕설이 섞인 발언을 35분가량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자리에는 다른 직원 1명도 함께 있었다.

A 씨는 “B 씨의 업무 태도와 예의에 대한 훈계에 불과했고 모욕은 아니다. 3명만 있던 자리여서 공연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김 판사는 “A 씨의 발언은 B 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수 있는 표현으로 보인다. 이들은 직장 내 상사와 부하 관계로, 지휘 관계라는 점도 모욕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당시 회의실 밖에 불특정 다수가 통행할 수 있고 외부인 출입 가능성도 있어 (A 씨의 발언이) 외부에 전파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