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재원 징계 촉구 “이준석 사태때는 모질더니…지켜볼 것”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 시장은 29일 “당에 해악이나 끼치는 천방지축 행동을 방치하면 당의 기강은 무너지고 당의 지지율은 더욱 폭락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전광훈 목사가 우파를 천하 통일했다”는 등 발언으로 여권을 발칵 뒤집어놓은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을 강도 높게 징계해야 한다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에게 촉구한 것이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 대표가 카리스마가 없고 미지근한 자세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당 운영을 하게 되면 당은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며 “더구나 총선을 앞두고 그런 식의 당 운영은 더더욱 어려움만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살피고 엿보는 판사식 당 운영으로는 당을 역동적으로 끌고 갈 수 없다”며 “이준석 사태 때는 그렇게 모질게 윤리위를 가동하더니, 그 이상으로 실언, 망언을 한 이번에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내지르고 보는 것이 검사식 정치라면 살피고 엿보는 정치는 판사식 정치다”라면서 “하지만 지금은 살피고 엿볼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전날에도 김 최고위원을 콕 집어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해라. 경고해 본들 무슨 소용 있나”라며 “총선에 아무런 도움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보수단체인 ‘북미자유수호연합’이 주최한 강연회에서 “전광훈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 통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파 진영에는 행동하면서 활동하는 분들이 잘 없었는데 전 목사 덕분에 광화문이 우파 진영에게도 민주노총에 대항하는 활동 무대가 됐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12일에도 전 목사 주최 예배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수록 추진과 관련해 “표를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파는 게 정치인 아니냐”라고 말했다. 광주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수록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공약이다.

당시 김 최고위원은 “사랑제일교회를 찾은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며 다시는 전 목사 교회를 찾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전날 “혹시 민심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행동이 아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면 더더욱 신중해야 마땅하다”며 “저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사실상 김 최고위원에게 경고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의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당에 부담을 드린 점에 깊이 반성하면서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앞으로 매사에 자중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