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 핵심’ 사무총장 뺀 당직 개편…비명계 “반쪽짜리 쇄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7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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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3.27/뉴스1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3.27/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그러나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조정식 사무총장과 이해식 조직사무부총장이 유임되면서 비명(비이재명) 진영에서는 반쪽짜리 쇄신”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통합, 탕평, 안정을 고려했다”며 자평했다.

민주당은 이날 신임 정책위의장과 수석부의장에 각각 3선 김민석 의원(영등포을)과 재선의 김성주 의원(전북 전주병), 전략기획위원장에 재선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을)을 임명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성환 정책위의장과 이 대표의 최측근 의원 그룹인 ‘7인회’ 소속 김병욱 수석부의장,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이 모두 물러난 것. 디지털사무부총장에는 초선의 박상혁 의원(경기 김포을)이 임명됐다.

대변인단도 대거 바뀌었다. 각종 논란에 휘말려온 김의겸 대변인이 물러나고 문재인 정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권칠승 의원(재선·경기 화성병)이 수석대변인으로, 이낙연 대표 체제에서 대변인을 지낸 강선우 의원(초선·서울 강서갑)이 대변인으로 합류했다. 김 대변인을 포함해 안호영 수석대변인, 임오경 김현정 황명선 대변인은 사퇴했다. 다만 박성준 대변인과 한민수 대변인만 그대로 남아 대변인단 규모는 7명에서 4명으로 줄어들었다. 임선숙 최고위원이 물러난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재선의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 의원이 임명됐다.

당직 개편 배경에 대해 박 대변인은 “(이 대표가) 통합, 탕평, 안정 세 단어를 직접 강조했다. 여러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친명(친이재명) 진영 내에서도 “김민석 의원의 경우 주요 사안마다 이 대표 옹호 발언을 해온 만큼 ‘탕평 인사가 맞느냐’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비명 진영은 물론 당내 최대 규모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가 요구했던 사무총장, 조직사무부총장은 그대로 유임되면서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당의 예산·인사 등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은 총선에서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실질적으로 공천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조직사무부총장은 각 지역위원장의 후보 선정과 선출 방법을 결정하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당연직에 속한다.

비명계의 한 의원은 “장고 끝에 악수까지는 아니어도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사무총장을 바꾸지 않고 쇄신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당직 인선과 관련해 “당직 (인선)을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하는 건 아니다”라며 반발을 일축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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