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中, ‘농악’을 조선족 민속 무용으로 소개…문화 침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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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23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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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이 한국의 전통 음악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농악’을 중국 조선족 민속 무용 형식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농악’은 농부들이 농사를 지을 때 행해지던 우리 고유의 전통 음악이다. 우리의 전통 악기와 장단, 농사굿, 농악무 등의 다양한 예술이 담긴 종합예술로 일부 지역의 농악은 국가 무형문화재에 등록돼 있다. 그리하여 지난 2014년 농악이 한국인의 정체성 및 보편성을 잘 표현하는 점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하지만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우리 농악의 일부인 ‘농악무’를 ‘중국 조선족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민속 무용 형식 중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또한 농악무가 왕성하게 성행했던 시기를 삼국시대라고 언급하면서 ‘고려, 백제, 신라’라고 삼국을 엉터리로 소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08년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의 문화를 보존한다는 명목 하에 우리 농악무를 ‘조선족 농악무’라는 이름으로 중국 2차 국가비물질문화유산에 등재했고, 이듬해엔 ‘조선족 농악무’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올린 바 있다”며 “이처럼 중국은 한복, 김치뿐만 아니라 농악무 등 ‘조선족의 오랜 문화’라는 핑계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중국 문화로 편입시키려는 ‘문화 침탈’을 지속적으로 자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특히 지난해 말,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도 중국 언론은 ‘중국 문화 모방한 무형문화유산으로 세계 3위로 급상승’이라는 기사를 내는 등 탈춤도 중국 문화라고 왜곡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서 교수는 “지금까지 바이두의 왜곡에 맞서 꾸준히 대응을 해 왔다. 김치 왜곡 때는 항의를 하니 바이두 측에서 아예 수정을 못하도록 잠금장치를 해 놓더라. 논리적인 대응이 안 되니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었나 보다”라며 “바이두의 왜곡에 끝까지 맞서는 일도 중요하지만, K팝이 전 세계를 강타하는 지금 우리의 전통음악을 함께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아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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