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시’ 루슈디, 피습 후 첫 언론 인터뷰 통해 심경 전해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7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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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미국 뉴욕에서 무슬림 교도에게 피습됐던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가 이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아직도 악몽에 시달린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루슈디는 미국 주간지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최근의 집필과정, 근황 등을 전했다.

그는 “지금은 다소 괜찮아졌다”며 “피습 사건에 대한 꿈은 아니지만 끔찍한 악몽을 때때로 꾼다”고 말했다.

루슈디는 지난 1998년 소설 ‘악마의 시’에서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살해 위협을 받아왔다. 지난해 8월 피습으로 그는 한쪽 눈을 실명하고 한쪽 손을 쓸 수 없게 됐다. 당시 루슈디의 대리인인 앤드루 와일리는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루슈디가) 목에 세 군데의 큰 상처를 입었고 팔 신경이 절단돼 한 손을 사용할 수 없다”며 “가슴과 상체에 약 15군데 상처가 더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루슈디는 꾸준한 재활로 상태가 호전됐다. 그는 “피습 당시보다 많이 나아졌다”며 “큰 상처는 아물었고, 재활 치료도 계속해서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를 통해 그는 손에 생긴 흉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피습 당시 상황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루슈디는 경호 소홀로 발생한 암살 시도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공격한 사람의 잘못”이라며 이번 피습을 “바보들이나 할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루슈디에게 달려든 남성은 레바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24세의 시아파 무슬림 남성 하디 마타르로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악마의 시’를 2페이지만 읽어봤으며 루슈디를 죽이라는 파트와(칙령)를 따랐다고 털어놨다.

루슈디는 곧 출간될 신작 소설 ‘빅토리 시티’의 홍보행사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런던에서 이뤄지는 그의 희곡 ‘헬렌’의 개막식에는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피습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며 집필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앉아서 글을 써도 공허한 잡동사니만 쓰게 돼 다음날 지워버린다”며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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