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女 뒷담화 경찰, 뒤에선 회유 정황 “지구대 망신땐 당신도 안좋아”

  • 뉴스1
  • 입력 2023년 2월 2일 0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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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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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으로 신변 보호받던 여성을 뒷담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던 경찰이 이번에는 “외부에 알려지면 좋을 게 없다”는 식으로 회유했다고 MBN이 지난 1일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 A씨는 집 현관문을 강제로 열려는 수상한 남성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몇 분 뒤 A씨는 지구대 순찰 1팀 소속 경찰관으로부터 욕설이 담긴 뒷담화를 듣게 됐다. 갑자기 걸려 온 전화에서 경찰이 “아 XX. ○○○(A씨 실명) X 같은 X”이라고 말한 것.

욕을 한 경찰은 자신의 휴대전화가 통화 상태인 줄 모르고 동료와 흡연 중 A씨 험담을 한 것이다.

이후 해당 경찰관이 사과문을 썼지만, 다음 날 지구대 경찰관들은 A씨의 집을 찾아가 이 사건을 덮으려 시도했다.

A씨가 공개한 대화 녹취록에서 경찰은 “A씨가 외부에 (이 사실을) 노출해서 ○○지구대라고 망신당하면 A씨한테 좋을 게 없잖아”라며 “안 도와주면 그 사람(욕설한 경찰관) 진짜 위험해지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어떻게 위험해지는데요?”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 해당 지구대 측은 A씨 집 방문은 욕설과 별도 건이라고 주장했다. 지구대 측은 “회유의 목적은 전혀 없었고, 사과를 목적으로 A씨와 오래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의도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는 말이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A씨는 “사과보단 사건을 덮기에 급급한 것 같았다. 이번 일로 경찰의 신변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할까 두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위험할 때) 그렇게 와줄 수 있는 권력이 (경찰 말고) 없잖아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얼마나 큰일을 하는지 간과하지 말아라”고 강조했다.

한편 욕설 경찰관 징계와 관련 지구대 측은 “해당 경찰관이 A씨에게 사과하며 마무리된 일이다. 징계 등 후속 조치는 따로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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