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핵무기 연구소, 美 블랙리스트 올라도 몰래 반도체 조달”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30일 1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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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고 핵무기 연구소가 미국의 규제를 피해 지난 2년 반 동안 최소 12차례 미국의 첨단 반도체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가 조달 문건을 검토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정부 연구기관인 중국공정물리연구원(CAEP)은 지난 1997년 미국의 수출 블랙리스트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부터 인텔,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이 만든 반도체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1950년대 후반 설립된 CAEP는 중국 쓰촨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중국 최고의 핵무기 연구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이곳의 연구원들은 중국 최초의 수소 폭탄 개발을 도왔다.

WSJ는 CAEP가 발간한 연구 논문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 동안 최소 34건의 연구에서 미국산 반도체를 사용했다. 핵 전문가들은 이 중 최소 7건은 핵무기 비축량 유지에 응용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CAEP는 중국 내 재판매업자들을 통해 미국산 반도체를 구입했으며 조달된 반도체는 대부분 7~14㎚(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로 대부분 중국이 대량 생산하기 어려운 제품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CAEP의 연구에 활용된 반도체가 개인용 컴퓨터(PC)에 주로 사용되는 제품이며 전세계적으로 수백만대의 PC가 판매되는 상황에서 모든 PC가 어디로 수출되는지 감시, 통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수출 규제와 제재를 준수하며 유통업체와 고객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수출 통제 회피는 미국이 외국의 핵무기 연구에 자국산 반도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방지하려는 노력에 큰 도전을 제기한다. 미 상무부 출신 케빈 울프 국제무역 변호사는 해외 거래의 경우 “미국의 규제를 시행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세계 반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그레고리 앨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은 “중국군과 공급업체들은 페이퍼컴퍼니와 다른 수출 통제 회피 전략을 통해 최종 사용자 제한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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