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12년 1개월 만에 하락…작년 12월 -0.05%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6일 1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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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8 뉴스1
2023.1.18 뉴스1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2010년 10월 말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가던 땅값도 꺾이고 말았다. 2022년 11월 하락세로 돌아선 뒤 12월에는 하락폭을 키운 것이다. 땅값이 하락한 것은 2010년 10월 이후 12년 1개월 만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땅값 상승률도 2.73%로 전년(4.17%)의 65%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5% 넘게 오른 소비자물가(이하 ‘물가’)를 감안하면 실제로는 하락한 셈이다. 땅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밑돌은 것도 2013년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토지거래량도 전년보다 30% 넘게 감소했다. 특히 주거용 토지의 거래량이 4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주택시장의 침체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줬다.

국토교통부는 26일(오늘) 이런 내용으로 ‘2022년 연간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을 발표했다.

● 12년 1개월 만에 하락하기 시작한 땅값
국토부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전국 땅값은 2.7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변동률·4.17%) 대비 1.44%포인트(p) 줄어든 것이다. 또 2016년(2.7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기 시작한 2017년(3.88%) 이후 땅값은 꾸준하게 4%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월별로 보면 땅값은 지난해 6월까지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7월(0.30%) 이후 8월(0.28%) 9월(0.20%) 10월(0.08%)까지 상승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어 11월에는 0.01% 하락했고, 12월(-0.05%)에는 낙폭을 키웠다.

월별 땅값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금융위기 여파로 전체 부동산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2010년 10월(-0.03%) 이후 12년 1개월 만이다.

땅값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0.32% 하락했다.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13.60%) 이후 10년 만의 일이어서 당시에 큰 주목을 끌었다. 이후 땅값은 2009년(0.96%)부터 2013년(1.14%)까지 1%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간 지속됐음을 보여준 것이다.

● 9년 만에 물가 상승률 밑으로 떨어진 땅값 상승률
지난해 땅값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5.1%)을 밑돈다. 실질적으로 가격이 떨어진 셈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이다. 땅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밑돈 것은 2013년이 마지막이다. 그해 물가는 1.3% 오른 반면 땅값은 1.14% 상승에 그쳤다.

이후 2014년(땅값 상승률·1.96% vs 물가 상승률·1.3%)부터 2021년(4.17% vs 2.5%)까지 땅값은 물가 상승률을 꾸준하게 웃돌았다.

특히 지난 문재인 정부가 집권했던 2017년(3.88% vs 1.9%)부터 2018년(4.58% vs 1.5%) 2019년(3.92% vs 0.4%) 2020년(3.68% vs 0.5%) 2021년까지 땅값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며 부동산시장의 투자열기가 뜨거웠음을 보여줬다.

● 제주 제외한 나머지 지역 모두 전년보다 상승률 떨어져
지난해의 경우 10월에 이미 조사대상 250개 시군구 가운데 21곳이 하락세로 반전했고, 11월에는 69곳, 12월에는 109곳으로 하락지역 숫자가 점점 더 늘어났다.

그 결과 제주도 제주시(2021년·1.85%→2022년·1.89%)와 서귀포시(1.30%→1.84%), 울산 동구(0.19%→0.20%)와 울주군(1.37%→1.60%) 등 9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모두 지난해 땅값 상승률이 전년을 밑돌았다.

이는 수도권(4.78%→3.03%)이나 비수도권 지역(3.17%→2.24%)을 가리지 않고,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또 광역시 이상 대도시(4.82%→2.86%)나 시지역(3.65%→2.71%) 군지역(2.63%→1.95%) 등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주거(4.59%→2.62%)나 상업(4.55%→3.20%), 농림(3.04%→2.22%) 등 용도지역이나 전(3.84%→3.14%) 답(3.56%→2.74%), 대지 주거용(4.41%→2.12%) 등과 같은 이용상황별 땅값 상승률도 모두 지난해에 전년보다 낮아졌다.

● 토지거래량은 33% 감소…주거용 직격탄
지난해 토지거래 시장은 주택과 마찬가지로 거래절벽을 겪어야 했다.

지난해 전체 토지(건축물 부속토지 포함) 거래량은 220만9000필지로 전년(329만7000필지)보다 33.0%(108만8000필지) 줄어들었다. 이는 최근 5년(2017~2021년)간 평균 거래량(324만1000필지)와 비교해도 30% 넘게 감소한 것이다.

건축물 부속토지를 제외한 순수토지 거래량도 97만4000필지로 전년(124만8000필지) 대비 22.0%(27만4000필지) 감소했다. 역시 최근 5년 평균거래량(113만 필지)을 밑도는 수준이다.

전체 토지거래량을 17개 시도별로 보면 모든 지역이 큰 폭의 감소를 경험한 가운데 대구(-54.6%)가 가장 많이 줄었다. 이어 서울(-43.5%) 세종(-42.5%) 부산(-41.7%) 인천(-40.7%)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용도지역이나 지목, 건물용도 등을 따졌을 때 주거지역(-39.4%) 대지(-38.7%) 주거용(-44.2%)이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택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결과로 풀이된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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