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설 직후 파업 예고…CJ대한통운 ‘폭풍전야’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20일 0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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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두고 CJ대한통운 안팎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가 설 연휴 직후인 26일부터 부분 파업에 나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하청업체인 택배대리점을 대표하는 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대리점연합)은 택배노조의 파업 결정을 비판하며 노노(勞勞) 갈등 골은 깊어지는 양상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17일 “설 연휴 기간의 국민 불편을 고려해,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1600여 명이 설 연휴 이후인 1월 26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한다”며 “CJ대한통운이 대화와 협상을 거부할 경우 투쟁 강도를 높여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본부는 CJ대한통운이 새해 들어 인상한 택배요금 인상분을 택배기사 처우 개선에 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스당 122원 꼴인 택배요금 인상분 중 배송기사의 수수료 인상액은 월 2~3만원 수준에 그쳤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대리점연합은 택배노조의 부분 파업을 비판하고 나섰다. 대리점연합은 “또다시 반복되는 파업은 택배종사자 모두 공멸하는 길”이라며 “소비자 상품을 볼모로 한 대국민 협박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3월 공동합의문을 작성하며 파업을 끝내기로 약속한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똑같은 패턴을 그대로 반복하겠다는 건 이해 불가”라면서 “당시 불법점거와 폭력사태, 장기간 파업을 이끈 강성 지도부가 또다시 조합원들을 부추겨 폭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택배노조의 부분파업 돌입을 대국민 협박으로 규정한다”면서 “실제 진행 여부와 관계없이 언제 부분파업에 들어 간다느니, 투쟁수위를 높인다느니 하는 위협성 발표는 소비자들을 겁박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얕은 계략에 불과하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관련 업계에선 택배노조의 파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2월 택배노조원 일부는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해 19일 동안 불법 농성을 벌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지난달 13일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 등 77명을 검찰에 송치한 데 이어 같은 달 27일에도 재물손괴, 업무방해, 건조물 칩입 등 혐의를 받는 택배노조원 4명을 추가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용자성’ 관련해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의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가 단체교섭 대상에 포함된다는 법원 판결에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12일 CJ대한통운은 “기존 대법원 판례를 뒤집은 1심 판결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판결문이 송부되는 대로 면밀하게 검토한 뒤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택배노조를 단체교섭 대상으로 인정한 법원 판결에 대한 반발이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정용석 부장판사)는 CJ대한통운이 단체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라는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동안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놓고 갈등을 이어왔다.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와 위수탁 계약 당사자는 ‘대리점’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이 택배기사의 ‘사용자’가 아닌 만큼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면 택배노조에선 계약자는 대리점이지만, 사실상 CJ대한통운의 업무를 수행했기에 CJ대한통운이 사용자 입장에서 단체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중노위는 지난해 3월 택배노조 손을 들어줬고, 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법원에 원청 교섭에 대한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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