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극단적 선택에 인도 ‘발칵’…힌두-무슬림 갈등 속 파장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6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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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배우 투니샤 샤르마(20)와 전 연인 쉬잔 모하메드 칸(28). 투니샤 샤르마 인스타그램 갈무리
인도 배우 투니샤 샤르마(20)와 전 연인 쉬잔 모하메드 칸(28). 투니샤 샤르마 인스타그램 갈무리
지난달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인도의 여성 배우의 죽음을 둘러싸고 과열된 취재 경쟁, 종교 프레이밍이 난무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24일 인도 드라마 ‘알리바바’에서 공주역을 맡은 투니샤 샤르마(20)가 세트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바로 다음 날 투니샤의 상대역이자 남자친구로 알려진 쉬잔 모하메드 칸(28)은 자살방조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 수개월간 연인 관계를 유지하다가 샤르마가 숨지기 보름쯤 전 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자세한 사건 경위가 파악되지 않은 시점에서 현지 언론의 관음증적인 보도가 칸의 구금 기간까지 늘렸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이 과열된 배경에는 종교 차이가 숨어 있다. 샤르마는 힌두교, 칸은 이슬람교다.

경찰 당국은 종교적 요인이 샤르마의 죽음에 미친 영향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강성 힌두교도들 두 사람 사이 종교적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칸과 샤르마가 사귀기 시작한 후 샤르마가 히잡을 쓴 모습이 포착됐다는 이유에서다.

집권 인도국민당(BJP)를 포함한 강성 힌두교도들은 해당 사건이 ‘러브 지하드 앵글’(love jihad angle) 사례일 수 있다고 몰아가고 있다.

지하드는 이슬람교 전파를 위해 무슬림에게 부과된 종교적 의무를 뜻하는데, 러브 지하드 앵글은 지하드와 삼각관계(love triangle)를 합친 말이다.

러브 지하드 앵글은 무슬림 남성이 힌두교 여성을 결혼으로 개종시키고 있다는 근거 없는 프레임 전략이다.

기리쉬 마하잔 BJP 대표까지 나서 러브 지하드 앵글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가 엄격한 금지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ANI에 말했다.

현재 인도에서는 힌두교와 모디 총리를 비판한 언론인이 경찰에 붙잡혀가는 등 극단적인 종교 갈등과 더불어 무슬림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

인도는 국민 중 80%는 힌두교도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며 무슬림은 15% 정도다.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임기가 시작된 이후 힌두교의 국수주의에는 불이 붙었다.

모디 총리는 지난 2019년 무슬림 인구 과반이 무슬림인 잠무 카슈미르 지역 자치권을 박탈했고, 2022년부터는 일부 지역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했다.

한편 인도 경찰 당국은 샤르마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자세한 동기를 수사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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