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에만 1조1000억 지급…줄줄 새는 실손보험금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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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도수치료에만 1조1000억 원이 넘는 실손의료보험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수치료 등 과잉진료로 인한 보험금 누수를 막지 않으면 이미 3조 원에 가까운 실손보험 적자가 더 불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수치료와 하지정맥류, 자궁근종을 열로 태우는 하이푸 시술, 코 안 공간을 넓혀주는 비밸브 재건술 등 4대 비급여 의료비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1조4035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7535억 원에 비해 86.3% 급증한 규모다. 3년간 연평균 23%씩 늘었다.

특히 도수치료에 지급된 보험금은 2018년 6389억 원에서 지난해 1조1319억 원으로 급증했다. 단일 항목으로 압도적 1위다. 도수치료는 처방하거나 시행하는 의사의 범위가 정해져있지 않는 데다 의료기관별로 치료비 차이가 매우 커 대표적인 실손보험 과다 청구 항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하이푸 시술(1009억 원)과 비밸브 재건술(646억 원), 하지정맥류(1062억 원) 등 다른 비급여 항목에 지급된 보험금도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26년 4대 비급여 항목의 보험금이 4조3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3977만 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은 올해 보험료가 9~16% 올랐다. 지난해 실손보험에서 2조860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보험업계는 적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진 것을 감안해 인상률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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