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이과생 ‘문과 교차지원’ 더 거세질듯

입력 2022-11-21 03:00업데이트 2022-11-21 03:0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같은 만점자도… 수학 미적분, 국어 화법과 작문보다 표준점수 13점 높아
“13점 차이, 다른 과목서 못 따라잡아”… 이과생-학부모 59% “교차지원 의향”
대학들 변환표준점수 도입 소극적… 불안감에 문과생 수시 응시율 올라
올해 대입 정시에서 이과 학생들의 문과 교차지원 현상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어와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최대 13점까지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입시의 ‘이과 유리’ 현상이 지난해보다 한층 강화됐다. 여기에 통합수능 2년 차를 맞아 이과 학생 및 학부모들의 문과 교차지원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 ‘물수능’ 국어에 이과 유리
종로학원은 20일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 추정치로 수학 확률과 통계 142점, 기하 144점, 미적분 145점으로 추산했다. 반면 국어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은 132점, 언어와 매체는 135점으로 내다봤다. 이 추산이 맞다면 똑같이 원점수 만점(100점)을 받더라도 난이도 등을 감안해 받는 표준점수가 수학 미적분은 145점, 국어 화법과 작문은 132점으로 13점 차이가 나게 된다. 미적분은 이과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지만 화법과작문은 문·이과 학생 모두 응시한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표준점수 13점 차이는 다른 과목에서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점수”라고 설명했다.

수학과 국어의 표준점수 차이가 벌어진 것은 올해 국어가 상대적으로 쉬웠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선택과목별 점수 공개 없이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을 149점이라고 밝혔다. 수학(147점)보다 높았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어에 강한 문과 수험생들이 낮은 수학 점수를 국어에서 만회했지만, 올해는 그게 어려워졌다.


현장에선 이과 학생의 교차지원 문의가 벌써 쇄도하고 있다. 경기지역 고3 담임인 박모 교사(49)는 “지난해 수도권 대학에 갈 학생이 교차지원 이후 서울 지역 대학에 진학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올해는 학생들이 먼저 교차지원 문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로학원이 이과 학생 및 학부모 126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59.0%가 “교차지원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 곳곳에 숨은 문·이과 격차
전문가들은 현재 수능 점수 산출 방식이 문·이과 격차를 키운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수학은 원점수가 똑같아도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의 표준점수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보다 더 높다. 이과가 많은 미적분 선택 학생의 수학 공통과목 점수가 문과가 많은 확률과 통계 선택 학생보다 더 높은 것이 선택과목 결과까지 연동되기 때문이다. 장지환 서울 중등진학연구회 교사(서울 배재고)는 “개인 점수를 소속 집단의 점수와 연동시키는 지금의 점수 산출 구조가 정당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과 학생은 국어나 사회탐구 제한 없이 인문계열 학과 지원이 가능하지만, 문과 학생은 미적분 등 수학 선택과목을 이유로 자연계열 지원이 사실상 차단된다. 여기에 이번 수능 국어 17번 문제 등 다른 과목에서도 잇따라 ‘킬러 문항’으로 수학적 개념을 필요로 하는 문항이 등장하는 것도 이과 학생들에게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아직까지는 각 대학이 변환표준점수 도입 등으로 문·이과 입시 균형을 맞추는 데도 소극적이다.

이처럼 정시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문과 수험생들은 수시에 적극 응시하고 있다. 20일 수시 논술고사를 진행한 서울 A대학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응시율이 5% 정도 올랐는데 특히 인문계열 학과의 응시율이 자연계열보다 더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