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韓 화질 제한 이어 ‘다시보기’까지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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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1월 10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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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닷컴이 보유한 전 세계 최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에서만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한다. 화질 제한에 이은 두 번째 조치로, 사실상 한국 사업을 축소하는 모습이다. 트위치는 한국의 규제를 언급하며 ‘망 사용료 법’ 반대 여론에 다시 기름을 부었다.

◇다음달부터 다시보기 기능 막혀…“한국 규제 기준 충족 위해”

트위치 공지사항 갈무리
트위치 공지사항 갈무리
트위치는 10일 공지사항을 통해 한국 시청자에 대한 VOD 기능(클립, 이전 방송, 하이라이트, 업로드된 콘텐츠 포함) 중단을 발표했다.

트위치는 “이전부터 한국 법률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진화하는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을 구현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 시청자에 대한 VOD 기능 중단을 오늘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13일부터 한국 내 시청자는 VOD 콘텐츠 시청할 수 없게 되며, 채널에서 VOD 콘텐츠를 검색할 수도 없다. 2023년 초부터는 한국에서 새로운 VOD 콘텐츠 생성 기능이 중단된다.

한국 내 VOD 중단 배경에 대해 트위치는 “한국에서 요구되는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서비스 개발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 내 VOD 콘텐츠 시청 및 생성 중단을 발표하게 됐다”고만 설명했다.

앞서 트위치는 지난 9월에도 한국 내 동영상 화질을 최대 720p로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하며 한국 규제와 서비스 비용 문제를 언급했다.

당시 트위치는 화질 제한 배경에 대해 “한국의 현지 규정과 요건을 지속적으로 준수하는 한편, 모든 네트워크 요금 및 기타 관련 비용을 성실하게 지불해왔다”며 “그러나 한국에서 트위치 서비스를 운영하는 비용은 계속 증가해왔으며, 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 내 서비스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망 사용료 법’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법안 반대 여론이 확산됐다. 현재 사단법인 오픈넷이 주도하는 망 사용료 법 반대 서명 운동에는 27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도 트위치는 구체적인 설명은 피하면서도 ‘한국 법률’, ‘진화하는 규제 기준’, ‘한국에서 요구되는 규제 요건’ 등을 언급하며 현재 국회에 발의된 ‘망 사용료 법’에 대한 반대 여론에 불을 지폈다.

단, 트위치는 서비스 운영비를 언급한 화질 제한 조치 때와 달리 “한국 내 VOD 콘텐츠 중단은 네트워크 요금 및 시장의 비용 증가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로 한국 사업을 축소하면서 모호한 설명으로 원인을 다른 곳에 돌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내에서만 화질 제한을 둔 트위치에 대해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자료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위법 사항 등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실태점검을 실시한 이후 사실조사로 전환하게 된다. 사실조사에서 구체적인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과징금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번 VOD 중단 조치에 대해 “확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 불편 커지지만 플랫폼 특성상 영향 적을 듯

이번 VOD 기능 중단 조치는 다시보기 콘텐츠가 막힌다는 걸 의미한다. 즉, 국내에서는 실시간 스트리밍 영상을 제외한 콘텐츠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볼거리가 줄게 되고, 실시간으로 즐겼던 영상을 볼 수 없게 된다. 스트리머(창작자) 입장에서는 실시간 방송 영상 소스를 자칫 잘못하면 날릴 수 있다.

트위치는 “변경 조치 이후 개인적인 용도로 방송 사본을 저장하려는 경우, 더 이상 트위치에서 VOD를 다운로드할 수 없으므로 방송 소프트웨어를 통해 로컬 저장공간에 사본을 저장하는 방법을 권장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실시간 방송이 중심이 되는 트위치 플랫폼 특성상 실제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실시간 생방송은 트위치로 즐기고, 편집본은 유튜브로 보는 소비 패턴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자신을 트수(트위치 백수의 줄임말)로 지칭한 신모씨(29세)는 “트위치로는 실시간 영상을 보고 다시보기는 유튜브 편집본으로 보기 때문에 (VOD 콘텐츠 중단)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는 지속되는 트위치의 한국 사업 축소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찬용 아프리카TV 대표는 지난달 말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트위치TV에서 방송하다가 아프리카TV로 넘어오신 분들도 있고 실제로 저희와 이야기하고 있거나 넘어올 계획을 가지신 분들이 꽤 있다”며 “4분기에는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고 활동 BJ와 시청 트래픽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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