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입품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지난달 한국의 교역조건 지표가 또다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2.49로 1년 전보다 10.3% 떨어졌다. 1988년 1월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지난해 4월부터 17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고, 7월(82.71)에도 사상 최저를 기록한 바 있다.
수출물가지수를 수입물가지수로 나눈 값인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이다. 지수가 낮아질수록 교역조건이 악화돼 외국에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이 줄고 그만큼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진다.
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은 반도체 등 한국이 주로 수출하는 상품의 가격보다 에너지를 포함한 수입품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더 뛰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금액지수는 1년 전보다 28.8% 올랐다. 원유 등 광산품의 수입금액지수 상승률이 77.2%에 달했고 운송장비(35.1%)와 섬유·가죽제품(24.0%)도 크게 올랐다. 반면 8월 수출금액지수는 1년 전보다 7.2% 오르는 데 그쳤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지난달 유가가 떨어지긴 했지만 최근 수출되는 반도체와 석유제품 가격이 전월에 비해 하락해서 7월보다 교역조건이 더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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