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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러, 방사능 피폭 예방 약품 대량 주문”… 美, 러 핵기지 인근에 정찰기 집중 배치

입력 2022-09-29 03:00업데이트 2022-09-29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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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점령지 병합]
전문가 “러 소형 전술핵 사용 우려”
美, 러 핵무기 동향 정보수집 강화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 주민투표를 마친 러시아가 연일 핵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의 핵무기 도발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러시아 국경 인근에 정찰자산을 배치해 핵무기 사용 징후를 포착하는 정보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러시아 보건 당국이 러시아 병합 주민투표 직후 상당량의 방사능 피폭 예방 약품을 대량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사전 대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 시간) “미국이 탄도미사일 활동을 추적하는 ‘코브라볼’ 정찰기 최소 2대를 24일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했다”며 “러시아 핵무기를 감시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미 공군 정찰기 ‘리벳조인트(RC-135W)’ 여러 대가 칼리닌그라드 인근을 정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행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미군은 27일에도 통신을 감청할 수 있는 가드레일 정찰기(RC-12X)를 칼리닌그라드 상공에 띄웠다.

칼리닌그라드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 러시아 역외 영토로 핵무기 전진기지가 있다. 러시아는 이곳에 핵탄두 장착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배치하고 핵탄두 저장 벙커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러시아 핵무기 동향 정보 수집을 강화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의 영토 편입을 선언한 뒤 우크라이나군이 점령지 탈환 작전에 나설 경우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동원령을 발표하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러시아 일간 콤메르산트는 27일 자국 조달청 사이트를 인용해 보건부 산하 의생물학청이 485만 루블(약 1억2000만 원) 상당의 요오드화칼륨 구매 입찰을 공고했다고 보도했다. 요오드화칼륨은 방사선 유출에서 인체를 보호해주는 기능이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우크라이나군을 겨냥해 이스칸데르 같은 단거리 미사일로 소형 전술핵무기를 발사할 확률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인적 없는 먼바다 등에 핵무기를 쏘는 무력 과시는 위협 효과가 낮고 전략핵무기는 대규모 핵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것. 반면 소형 전술핵무기는 미국 등이 직접 핵무기로 대응하거나 대대적 군사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인 러시아는 보유한 6300여 기 가운데 2000여 기가 전술핵무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처드 베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푸틴은 위험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며 “내기를 하라면 ‘3 대 2’로 핵전쟁으로 가지 않을 가능성에 걸겠지만 만약 푸틴이 절박해지면 (핵전쟁은) 결코 낮은 가능성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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