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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자세히 봐야 보인다… 귀걸이 유물의 진가

입력 2022-09-27 03:00업데이트 2022-09-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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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박물관 ‘백제 귀엣-고리’ 특별전
‘백제 귀엣-고리’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백제 귀걸이 7쌍. 그중 공주 수촌리 4호 돌방무덤에서 출토된 귀걸이(아랫줄 오른쪽)는 고리 단면을 꼬아 만든 형태로 가야 귀걸이에서 영향을 받았다. 국립공주박물관 제공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들여다봐야 진가가 보인다.

충남 공주에 있는 국립공주박물관에서 이번에 전시한 ‘귀걸이’들은 특히나 그렇다. 길이가 최소 2cm부터 최대 10.1cm. 크고 화려한 유물에 가려 눈이 잘 가지 않았던 귀걸이 유물들이 전시의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공주박물관이 27일 시작한 특별전 ‘백제 귀엣-고리’는 신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귀걸이 1021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국내 귀걸이 유물 전시로는 최대 규모다. 특히 아름답기로 유명한 백제 귀걸이 216점이 포함돼 관심을 모은다.

귀걸이라고 하면 공주박물관의 가장 유명한 소장품이기도 한 국보 ‘무령왕 금 귀걸이’를 떠올리는 이가 많다. 길이 10.1cm에 한쪽 무게만 54.7g. 금의 순도가 99%에 이르는 이 유물은 언제 봐도 영롱하다. 역시 국보인 ‘무령왕비 금 귀걸이’도 바로 옆에 전시됐다.

백제 왕족 귀걸이는 고유한 특징이 있는데, 모두 검붉은 색 안료를 덧입혀 놓았다. 나선민 학예연구사는 “반짝이는 금과 대비를 이루는 흑색, 적색을 칠해 일부러 금빛을 덜 노출시키는 ‘절제된 화려함’을 추구하는 게 백제의 미학”이라고 설명했다.

무령왕 귀걸이만큼 눈여겨봐야 할 또 다른 귀걸이도 있다. 충남 부여 응평리 돌방무덤에서 출토된 백제 사비시대(538∼660년) 추정 금 귀걸이 한 쌍이다. 금이긴 해도 왕족이나 귀족이 착용하던 화려한 장식품이 아니다. 평범한 우리네 금반지마냥 소박한 고리 형태로 푸근함이 느껴진다. 재밌는 건 해당 귀걸이는 발굴 당시 머리뼈 관자놀이 부근에서 발견됐다는 것. 당시는 불교가 보편화돼 부장품 매장 문화가 거의 사라진 시기. 하지만 돌아가신 분이 애용하던 귀걸이는 함께 묻을 정도로 백제에서 귀걸이는 모두가 즐기는 ‘핫 아이템’이었다.

4∼6세기 백제와 신라, 고구려, 가야의 귀걸이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백제 사비시대와 고구려의 귀걸이는 중간 장식을 매달지 않고 하나로 이어붙인 일체형으로 제작된 공통점을 지녔다. 나 학예연구사는 “정치적으로는 서로 적대적 관계였지만 문화적으로는 적극 교류했다는 증거”라고 했다. 내년 2월 26일까지. 무료.

공주=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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