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대만해협 평화 중요” vs 왕이 “美, 대만 분리독립 반대 표명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5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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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외교장관이 유엔 총회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열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대만 해협과 관련한 논의에 나섰다. 미국 측은 대만해협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중국 측은 미국이 대만 분리독립 반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양측 외교 장관이 회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만나 90여 분 동안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 측에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정책이 바뀌지 않았다”며 중국의 대만 침공시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하나의 중국’ 정책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재확인 했다. 동시에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의 대만 무력시위가 대만 해협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왕 부장은 블링컨 장관에게 대만 분리독립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표명할 것을 요구했다. 왕 부장은 “평화적 해결과 대만 분리독립은 물과 불처럼 서로 섞일 수 없고, 대만 독립행보가 증가할수록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줄어든다”며 “진정 대만해의 평화를 수호하려 한다면 대만 독립행보를 억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미중 회담 전날인 22일 저녁 전 주헝가리 미국대사였던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저녁 일정을 취소하고, 아버지가 여생을 보낸 이스트 햄튼으로 떠났다. 하지만 대만 해협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미중 소통을 위해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외교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미국과의 회담에서만 마스크를 착용했다.

블링컨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왕이 부장과 악수하는 사진을 올리며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지역 및 세계 안보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규탄 입장을 밝히며 만약 중국이 이번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후과가 있을 것임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하고 추가적인 도발 행위를 저지할 의무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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