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확장억제’ 합의 일주일만에… 핵항모-핵잠 한반도서 ‘대북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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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항모 로널드레이건 부산 입항

北 핵위협 속, 美핵항모 ‘레이건’ 5년만에 한국에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CVN-76)이 
23일 부산 남구에 위치한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위용을 드러내며 입항하고 있다. 2017년 10월 이후 5년 만에 
부산기지에 입항한 로널드레이건은 슈퍼호닛(F/A-18) 전투기 등 항공기 90여 대를 탑재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로널드레이건을 비롯한 미 항모강습단은 이달 말 동해 한국작전구역(KTO)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한다. 선제 핵공격을
 포함한 ‘핵무력 법제화’로 한미를 위협한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이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北 핵위협 속, 美핵항모 ‘레이건’ 5년만에 한국에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CVN-76)이 23일 부산 남구에 위치한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위용을 드러내며 입항하고 있다. 2017년 10월 이후 5년 만에 부산기지에 입항한 로널드레이건은 슈퍼호닛(F/A-18) 전투기 등 항공기 90여 대를 탑재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로널드레이건을 비롯한 미 항모강습단은 이달 말 동해 한국작전구역(KTO)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한다. 선제 핵공격을 포함한 ‘핵무력 법제화’로 한미를 위협한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이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미국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CVN-76·10만3000t)이 23일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남구 용호동)에 입항했다. 이달 말 동해상에서 진행되는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앞서 한미가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열고 북한의 어떤 핵 공격에도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에 합의한 이후 미 전략자산의 첫 전개라는 점에서 북한 핵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적시적 전개를 통한 미국의 확장 억제 실효성 제고 조치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 5년 만에 한국작전구역에서 대북 무력시위

미 해군의 제5항모강습단 기함인 로널드레이건은 이날 오전 미사일순양함 챈슬러스빌(CG-62)과 이지스구축함 배리(DDG-52)를 이끌고 부산작전기지에 들어왔다. 축구장 3개 면적의 갑판엔 수십 대의 항공기가 대기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마이클 도널리 제5항모강습단장(준장)은 함상 기자회견에서 “항모의 한반도 전개는 어떤 상황과 위협에도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의지와 헌신을 의미한다”며 “이번 연합훈련을 통해 한미동맹이 얼마나 탄탄하고 물샐틈없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로널드레이건은 슈퍼호닛(F/A-18) 전투기 등 9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했다. 항모를 호위하는 3, 4척의 구축함과 핵추진잠수함까지 포함한 1개 항모강습단은 웬만한 중소국가 해공군력의 총합과 맞먹는다. 6차 핵실험 두 달 뒤인 2017년 11월엔 3척의 핵추진 항모가 동해에 한꺼번에 전개돼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로널드레이건은 이달 말 동해상의 한국작전구역(KTO)에서 전투기 이착함 훈련을 비롯한 한미 연합훈련을 진행한다.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잠수함 아나폴리스(SSN-760·6000t)도 참가한다. 아나폴리스에는 북한 전역의 핵·미사일 시설과 지휘부를 족집게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다량 실려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 지척에서 항모강습단을 앞세운 강력한 한미 무력시위가 5년 만에 이뤄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선제 핵 공격을 포함한 ‘핵무력 법제화’ 카드를 꺼낸 북한 지도부가 느낄 심리적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군 안팎에선 로널드레이건 항모의 전개를 시작으로 미 전략자산의 대북 무력시위가 더 자주, 강도 높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계점’에 근접한 북한 핵 위협을 견제하는 동시에 한미를 겨냥한 핵 도발은 자멸로 귀결될 것임을 경고하는 미국의 고강도 군사력 현시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B-1B 폭격기뿐만 아니라 핵을 장착한 B-52·B-2 전폭기를 비롯한 가용한 모든 전략자산이 한반도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 “몇 달 내 핵실험 가능성”
이런 가운데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의 7차 핵실험과 관련해 “몇 달 안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22일(현지 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에 “북한은 계속해서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은 몇 차례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했으며 우리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지속해서 경고해 왔다. 우리는 지금도 북한이 몇 개월 안에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해 “여러 대통령을 거쳐 클린턴 행정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분명 어려운 사안”이라며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에 진지한 자세로 임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북한에 표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미국#항공모함#핵항모#대북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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