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송선안 살육… “있는 그대로의 인간 모습”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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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감독 ‘늑대사냥’ 오늘 개봉
인터폴 수배-731 생체실험 사건 엮어
고어물에 가까운 장면, 불편할 수도

영화 ‘늑대사냥’에서 프런티어 타이탄호를 타고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호송되는 범죄자 도일(장동윤·오른쪽)이 배에서 발생한 살인 현장을 보고 있다. TCO더콘텐츠온 제공
영화 ‘늑대사냥’에서 프런티어 타이탄호를 타고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호송되는 범죄자 도일(장동윤·오른쪽)이 배에서 발생한 살인 현장을 보고 있다. TCO더콘텐츠온 제공
살인, 성폭행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자들을 태운 호송선 ‘프런티어 타이탄호’. 필리핀 마닐라에서 출발한 배는 한국을 향한다. 일급살인범 종두(서인국)는 호송선 책임을 맡은 형사 석우(박호산)의 눈을 피해 치아교정기로 수갑을 푼 뒤 호송선을 탈취한다. 배를 점령한 것도 잠시, 배 안은 범죄자들과 동승한 인물들로 혼란에 빠진다. 일제강점기, 인간과 늑대 유전자를 교배한 생체실험으로 보통 인간의 5배나 되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된 괴물이 깨어나면서 배 안은 죽이는 자와 죽이려는 자로 아비규환이 된다.

영화 ‘공모자들’(2012년), ‘기술자들’(2014년) 등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46)이 21일 개봉하는 ‘늑대사냥’으로 돌아왔다.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감독은 “2017년 필리핀과 한국 간 범죄자 집단 송환이 있었다. 범죄자 송환에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40년 초 일본군 731부대가 필리핀에서 생체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2006년 동아일보 기사를 접했다. 이를 읽고 범죄자 송환과 생체실험이 동시에 벌어지는 호송선 이야기를 상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고어물에 가까울 정도로 잔인함의 수위가 높다. 기관총 난사, 사지와 목을 절단하는 장면이 휘몰아친다. 숨쉴 틈 없는 살육 현장은 잔인한 영화를 즐기지 않는 관객에겐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김 감독은 “단지 자극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서로 싸우고 투쟁하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리즈로의 확장도 기대할 만하다. 김 감독은 호송선에 탑승한 범죄자들의 사연과 호송선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이후 이야기를 함께 집필했다.

한편 김 감독은 미국 할리우드 유명 에이전시 WME와 계약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국 감독으로는 박찬욱 봉준호 감독에 이어 세 번째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김홍선 감독#늑대사냥#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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