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한시즌 210K 기록, 안우진이 10년 만에 넘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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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 탈삼진 196개로 선두행진… 팀 13경기 남아 최대 4번 나올 듯
평균자책점도 2.09로 2위 기록중… 1점대 자책점 기록도 욕심내볼 만
3년째 비시즌 때마다 류현진이 코칭, 올시즌 앞두고 체인지업 집중 지도
안우진 “속구 위주 벗어난 점 주효”

류현진(35·토론토)은 한화 소속이던 2012년 상대 타자 210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10년이 지나는 동안 한 시즌에 200삼진 이상을 기록한 ‘토종’ 투수는 아무도 없었다. 외국인 투수 가운데서도 롯데 스트레일리(34)가 2020년 205개, 두산 미란다(33)가 지난해 225개(역대 1위)를 잡았을 뿐이다.

프로야구 41년 역사상 1점대 이하 평균자책점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한 건 선동열(59)과 최동원(1958∼2011) 두 명뿐이다. 선동열은 1986, 1988, 1991년 세 차례에 걸쳐, 최동원은 1986년 이런 기록을 남겼다. 선동열이 1991년 평균자책점 1.55, 탈삼진 210개를 기록한 뒤로 31년 동안 이런 기록을 남긴 투수는 아무도 없었다.

올해 키움 안우진(23)이 류현진, 선동열, 최동원 같은 ‘전설’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안우진은 팀이 13경기를 남겨둔 15일 현재 196탈삼진(1위)과 평균자책점 2.09(2위)를 기록 중이다. 안우진이 앞으로 최대 4번 정도 더 등판할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200탈삼진은 떼어 놓은 당상이고, 9월 들어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한 걸 고려하면 1점대 평균자책점도 희망사항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안우진이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도 살아 있다. 경기당 평균 6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안우진이 앞으로 4경기에서 현재 삼진 페이스(9이닝당 10.26개)를 유지한다면 226탈삼진으로 시즌을 마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울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8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안우진은 지난해까지도 통산 9이닝당 탈삼진 9.12개를 기록할 정도로 삼진을 잡는 데 일가견이 있던 선수였다. 그랬던 그가 올해 더욱 강력한 ‘K머신’으로 거듭날 수 있던 데는 류현진의 도움이 컸다.

안우진은 3년 전부터 비시즌 때마다 류현진을 만나 투구 코칭을 받았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체인지업 활용법을 집중적으로 배웠다. 체인지업을 던질 때 검지를 쓰는 류현진이 중지와 약지를 사용하는 투구법을 알려줬는데 이 방법이 안우진과 잘 맞았다.

안우진의 이번 시즌 체인지업 구사율은 9.9%(259개)로 지난 시즌 5.8%(114개)보다 1.7배 늘었다. 반대로 속구 구사율은 지난해 52.6%(1034개)에서 올해 43.3%(1137개)로 줄었다. 안우진의 투구 레퍼토리에서 속구 비중이 절반 아래로 내려간 건 올해가 처음이다.

안우진은 “그동안 타자들이 내 속구 하나만을 노리는 경우가 많았다. 팀의 선발로서 매 경기 5, 6이닝 이상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빠른 공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늘 했다”며 “속구와 체인지업의 가장 적절한 조합 비율을 찾아가는 중이다. 내가 생각하는 공을 자신 있게 던지다 보면 좋은 기록이 따라올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키움#안우진#탈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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