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8월 연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1% 상승해 미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에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1%포인트 인상마저 거론된다.
13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는 8월 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8.3%로 미 월가 예상치 8.0%를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7월 8.5%(전년 대비)에 비해 소폭 둔화됐지만 전월 대비 기준 0.1% 증가한 데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부문을 뺀 코어(핵심) CPI 상승률도 전월 대비 0.6%, 전년 대비 6.3% 올랐다. 월가 예상치는 전월 대비 0.1% 하락, 코어 CPI 상승률 전월 대비 0.3% 상승이었다.
월가 예상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이유는 주택비 식료품비 의료비 상승세가 에너지비용 부문 하락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물가상승률을 이끌던 에너지값 하락으로 에너지지수는 전월 대비 5.0% 하락했지만 주택비 식료품비 상승으로 식품지수는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식품지수는 CPI 비중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확연한 둔화세를 예측했던 시장 기대와 달리 미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40여 년 만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이날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가 3% 가까이 하락하는 등 뉴욕 3대 증시 모두 하락세로 출발했다. 20, 21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상승 기대심리가 고착되면 물가 잡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 올린다”며 “우리가 하는 일(물가 억제)을 강력하게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울트라스텝’ 가능성도 고개를 들었다. 선물 금리로 연준 금리 인상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FOMC의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84.0%, 울트라스텝은 16%로 내다봤다. 울트라스텝 가능성은 전날까지 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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