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15~16일 정상회담… 서방 제재속 中-러 밀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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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크 SCO 정상회의서 회동
2월 베이징올림픽 이후 7개월만
中 “단순한 동맹 아닌 동반자 관계”
習, 11월 G20서 바이든 대면 관측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 16일 양일간 옛 소련에 속했던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7일 보도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올 2월 초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 이후 7개월 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잇따르자 이에 맞서기 위한 러시아와 중국의 공조 또한 강화되고 있다.

안드레이 데니소프 중국 주재 러시아대사는 7일 “정상 간 직접 대화는 논의의 질이 다르다”며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15, 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기간 중 별도의 양자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SCO는 2001년 두 나라의 주도로 출범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로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이 속해 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을 먼저 만나 반미 공조를 확인한 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최초의 대면 회담을 가지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분석한다. 2020년 1월 미얀마 방문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로 국내에만 머물렀던 시 주석은 32개월 만에 해외 방문에 나서 14일 카자흐스탄을 찾는다. 바로 다음 날 이웃 우즈베키스탄으로 이동해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다.

중국 관영매체 또한 양국 관계 협력을 강조했다. 8일 관영 환추시보는 “두 나라의 관계가 단순한 동맹이 아닌 동반자 관계이며 ‘화이부동(和而不同·서로 화합하면서도 차이는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 또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에게 “화이부동 정신으로 협력하자”고 언급했다.

특히 환추시보는 “중국과 러시아가 경제 무역을 확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도 미국과 서방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다. 두 나라의 협력은 정당하며 서방의 제재와 억제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최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는 것에 대한 서방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16일 제20차 중국공산당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지을 예정인 시 주석이 11월 G20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한다면 그의 집권 3기 중국의 대외정책 기조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후 두 정상은 다섯 차례에 걸쳐 화상으로만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6일 취재진에게 ‘G20에서 시 주석과 만날 생각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가 온다면 만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회담이 성사되면 미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지난달 대만 방문 이후 고조된 대만 해협의 긴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 전 세계 공급망 위기 타개 방안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푸틴#정상회담#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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