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n KB] 깃플 조영민 대표 “당신을 위한 자산관리사, 스마트폰 속에 있습니다”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9월 7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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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이노베이션허브(KB Innovation HUB)는 스타트업이 KB그융그룹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육기관입니다. ‘함께’, ‘동반’, ‘파트너’라는 의미를 강조하는데요.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아이디어로 사업이라는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 스타트업에게 믿을 수 있는 버팀목으로 다가서고자 노력합니다.

서울시 위워크 신논현점 7층에 위치한 KB이노베이션허브, 출처: KB이노베이션허브

KB이노베이션허브는 매년 ‘KB스타터스’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을 발굴합니다. 이후 ‘투자’, ‘사업화’, ‘협업공간’, ‘글로벌 스케일업’, ‘멘토링·자문’, ‘채용’ 등을 지원하죠. 특히, 집중하는 것은 실질적인 사업화 기회와 투자 유치 기회 제공입니다.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서비스 또는 제품으로 완성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현실 경험과 자금을 제공하기 위해서인데요. KB스타터스에 선정된 스타트업은 2개월내 IR 자리를 제공하고, CVC 펀드 및 KB계열사를 활용한 투자 기회와 KB금융그룹 계열사 협업을 통한 제휴 상품·서비스를 출시하는 사업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같은 지원을 통해 지난 7년간 KB이노베이션허브는 KB스타터스 177개사, 기술 제휴 243건, 누적 투자 규모 1,197억 원(2022년 7월말 기준)이라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스타트업에게 보다 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과 협력해 ‘창업도약패키지 - 대기업 협업 프로그램’도 신설했죠. 스타트업에게 정부 지원 정책도 같이 제공하고자 고민한 결과입니다.

2022년 7월말 기준 KB스타터스 현황, 출처: KB이노베이션허브

이에 IT동아가 KB이노베이션허브에서 한단계 성장을 위해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만나 그들의 생각과 고민,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처음으로 만난 스타트업은 ‘깃플(gitple)’입니다. 깃플 조영민 대표는 “고객의 더 나은 선택을 돕기 위해(Help customers make better choices)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KB이노베이션허브에서 만난 깃플 조영민 대표, 출처: IT동아

당신의 퇴직연금,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깃플은 어떤 업체인지 소개를 부탁드린다.

조영민 대표(이하 조 대표): 깃플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이용하는 수많은 금융 서비스를 보다 잘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예금, 적금, 대출, 보험, 주식, 채권, 펀드, 연금 등 우리들은 다양한 금융 상품을 이용하면서 살아간다. 누구나 지출을 줄이고, 수익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보다 좋은 재테크 방법을 찾아 나서는 이유일 테다.

하지만, 수많은 금융 상품 중 각각의 개인이 스스로 만족하는 서비스, 상품은 얼마나 있을까. 고민해 적금에 가입했는데 다른 상품의 금리가 더 좋거나, 보험에 가입했더니 더 싸고 좋은 혜택을 지원하는 상품을 발견하거나… 살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깃플은 이러한 선택을 돕고자 방법을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각각의 개인에게 맞는, 최적화한, 고효율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까? 깃플이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문제다.

깃플을 소개하고 있는 조영민 대표, 출처: IT동아

IT동아: 이해했다. 다만, 금융 상품과 서비스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지 않나. 깃플이 돕고자 하는 영역이 있을텐데.

조 대표: 지금의 깃플 서비스는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했다. 깃플 설립 전, 코스콤(koscom)에서 25년간 일했다.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지 않나. 오랜 직장 생활 끝에 퇴직금을 받았는데, 예상과는 다른 금액에 조금 놀랐다. 그저 회사에 잘 나가고, 잘 일하면, 퇴직금을 알아서 관리해주는 줄 알았다. 당시에 몰랐다. 퇴직금도 개인이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다를 수 있다는 것에 말이다.

*코스콤: 1975년 재무부에서 증권거래소 내 증권전산실을 설치하라 지시해 설립, 1977년 9월 20일 재무부장관 내인가에 의거 증권유관기관 및 증권회사가 공동 이용할 목적으로 설립한 증권전산 전문회사. 한국증권전산(주)로 창립해 2005년 5월 (주)코스콤으로 회사명을 변경했다.

특히, 우리나라도 2005년부터 기업이 근로자가 재직하는 동안 퇴직금을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해 근로자 퇴직 시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퇴직연금제를 도입함에 따라 근로자가 받는 금액은 운용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 않나. ‘그저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셈이다.

(기자도 퇴직연금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는 응답에)

맞다. 대한민국 직장인, 근로자라면 퇴직연금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DB(Defined Benefit, 확정급여형), DC(Defind Contribution, 확정기여형),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개인형퇴직연금), TDF(Target Date Fund, 개인연금저축펀드)… 많이 들어 본 단어이지 않나(웃음). 다양한 퇴직연금의 종류다. 종류에 따라 운용 주체가 달라지고, 수익률에 차이가 있으며, 최종적으로 받는 금액도 달라진다. 묻고 싶다. 과연 우리 직장인들은 각자의 퇴직연금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말이다.

출처: 셔터스톡

IT동아: …동의한다. 기자도 그저 매월 얼마씩 퇴직연금 DC에 내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다.

조 대표: 대부분 비슷하다. 퇴직연금도 또 하나의 노후대책, 재테크 방법 중 하나라며 인식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금융 상품을 대하듯 매월 얼마씩 내야 하는 관성적인 의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바꾸고 싶었다. 퇴직연금을 그냥 아무렇게나 관리하면, 일반 은행의 예금 금리보다도 못한 수익만 받을 수 있다. 기왕이면, 조금 더 나은 수익을 돌려줄 수는 없을까? 고객 개인에 맞춰 원하는 상품을 추천할 수는 없을까? 분명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텐데… 이를 고민했다.

IT동아: IRP에 가입하면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거나, DB 보다는 DC가 수익률이 좋다거나… 그저 편린적인 정보만 알고 있는 상황이다.

조 대표: 그런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반적이지 않은 셈이다(웃음). 그냥 방치하는, 괜히 건드리면 손해만 볼 것 같아 가만히 놔두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바꾸고 싶고, 돕고 싶다는 생각을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당신의 퇴직연금을 관리해주는 자산관리사가 있다면?

IT동아: 어떤 목표를 추구하는지 이해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을텐데. 금융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중요성은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지만, 잘 접근하지 못하는 영역 중 하나이지 않나.

깃플 조영민 대표, 출처: IT동아

조 대표: 맞다. 대부분 비슷하다. 굳이 퇴직연금이 아닌, 대출만 해도 어렵고 복잡하다. 어떤 은행의 어떤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지,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하지 않나. 그나마 꼭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비대면 서비스가 많이 생겼지만, 여전히 나에게 맞는 좋은 금융 상품을 찾기 위해서는 이곳저곳 돌아다녀야만 한다.

퇴직연금은 직장인이 가진 자산 중 하나다. 이를 관리해주는 전문가를 연결해주면 어떨까? 자산관리사다. 자산관리사는 말 그대로 자산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개인이나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유무형의 재산을 늘릴 수 있도록 일정한 대가를 받고 직접 관리하거나 관리에 대해 조언 따위를 해 주는 사람이다.

해외 특히, 미국은 자산관리 운용 시장이 상당하다. IT기술과 결합한 자산관리(WM) 시장은 미국 등 해외에서 이미 가파르게 성장하며, 개인자산관리(PFM) 시장으로 안착했다. 미국의 디지털 자산관리 시장은 전통 금융권과 핀테크(Fin-tech) 업계 모두에서 주목 받으며 성장했다. 로보 어드바이저와 개인자산관리, 목적기반 투자(GBI, Goal Based Investment) 등 자산관리 분야에서 ‘웰스테크(Wealth Tech)’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깃플이 개발한 금융 자문 플랫폼 ‘Better(베러)’, 출처: 깃플 홈페이지

이를 국내에도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직장인 개인마다 운용하는 퇴직연금을 전문 자산관리사가 운용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연결하고자 한다. 자산관리사와 직장인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IT동아: 변호사와 세무사를 연결하는, 다른 스타트업이 떠오른다.

조 대표: 맞다. 방법을 찾고 있다. 다만, 준비해야 할 것이 상당하다. 금융 서비스는, IT기술을 더한 핀테크는 정책, 제도에 따라 많은 것을 고려해야만 한다. 사업에 문제는 없는지, 기존 금융권과의 부딪힘은 없는지, 정책/제도 안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 사실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웃음).

코스콤에서 25년간 재직한 경험, 2019년 코스콤 내부에서 시작한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한 이력 등을 통해 네트워크를 넓히고, 기술 역량을 쌓았다. 약 3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하나씩 단계를 밟아 현재 70명의 직원이 목표를 향해 뛰고 있다.

깃플 연혁, 출처: 깃플
깃플 연혁, 출처: 깃플

IT동아: 각 개인에게 맞춰 적절한 자산관리사를 연결한다는 것, 어떤 방법을 활용하는 것인지.

조 대표: 지난 2021년 2월,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취득한 이유다. 깃플은 핀테크 업체 중 서의 1세대 마이데이터 사업자다(웃음). 마이데이터를 이용하면, 각종 기관과 기업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 정보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업체에 정보를 제공해 맞춤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할 수 있다. 개인자산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 셈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 후, 자산관리사와 개인(직장인)을 연결하는 서비스와 상품 개발을 위해 여러 곳과 협력하고 있다. 국내 자산관리업체는 증권사 산하 약 150곳이 있는데, 협업할 수 있는 곳을 넓히고 있다. B2C 또는 B2B 등 방식에 연연하지 않고 고객을 우선한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는 과정이다.

깃플 사무실 전경, 출처: 깃플

IT동아: 초기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할 것 같다.

조 대표: 맞다. 그러기 위해 우선 자산관리사와 연결하는 과정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말 많은 과정이 필요했다(웃음). 기존 전통적인 대면 방식에 집중하고 있는 금융 서비스는 계약 과정에서 많은 번거로움이 산재한다. 은행에서 대출에 가입하기 위해 수많은 사인을 반복하고, 필요로 하는 서류를 준비해본 사람이라면 어떤 의미인지 알 것이다.

자산관리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번거로움과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비대면으로, 스마트폰만으로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법제도권 안에서 문제 없이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준비했다. 이게 시작선이다. 이후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맞는 자산관리사를 찾고, 자산관리사로부터 포트폴리오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등 일련의 과정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쌓아가야 한다.

마이데이터의 중요성, 고객에 다가서기 위한 과정

IT동아: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에 대해 많이 설명하는 듯하다.

조 대표: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은 깃플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 달성에 꼭 필요한 조건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개인에게 맞는 금융 상품을 추천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즉, 정보가 필요하다. 개인이 누구인지 알아야 하지 않나.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지, 다소 손해를 볼 수 있더라도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는지, 이러한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각 개인의 금융 정보를 바탕으로 몇 가지 기준을 마련했다. 이후 자산관리사를 연결해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법제도적으로 지켜야 하는 기준을 완수하고, 고객이 번거롭지 않고 불편하지 않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2019년 코스콤을 퇴직한 뒤, 개인적으로 손해보면서 꼭 다짐한 일이다. 직장인이 퇴직연금으로 손해보는 일은 없기를 원한다. DB는 무엇인지, DC는 무엇이고, IRP는 무엇인지… 보다 쉽게 알 수 있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직장인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하다못해 연말정산에서 조금이라도 이득을 얻을 수 있는 팁이라고 알려드리고 싶다. 그게 깃플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다.

코스콤 재직 시절 사내 베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당시 조영민 대표(가장 왼쪽), 출처: 깃플

IT동아: 마지막 질문이다. 이 곳, KB이노베이션허브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은 것인지.

조 대표: 2019년 코스콤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을 창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초기 KB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고, 올해 KB이노베이션허브가 창업진흥원과 함께 창업도약패키지도 운영하며 소식을 전해들었다. 무엇보다 스타트업이 실제 사업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 연결, 금융 현장과 호흡하며 서비스를 완성할 수 있는 기회 제공에 기대한 바가 컸다. 깃플과 같은 스타트업이 KB금융그룹과 같은 대기업과 어떤 형태로든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크다고 생각한다.

많이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 ‘일과 삶에 더하는 기술 한 스푼’이라고 소개한다. 앞으로 스마트폰 터치 한 번이면, 개인이 전문가로부터 자산을 진단받아 투자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싶다. 앞으로 우리 깃플이 만들어 갈 금융 서비스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동아닷컴 IT 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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