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입맛 저격! 가래떡의 무한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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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앙꼬, 산해진미 담은 가래떡


떡미당의 앙꼬가래떡 등 가래떡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들.
떡미당의 앙꼬가래떡 등 가래떡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들.
달콤한 필링이 가래떡 안으로 들어왔다. ‘국룰’로 통하는 구운 가래떡과 조청의 조합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가래떡 안에 앙금을 넣어 한입 베어 물면 가지각색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인 팥앙금 대신 생크림, 크림치즈 등 젊은 세대 입맛을 반영한 재료로 가래떡 속을 채웠다. 다양한 색의 반죽으로 보는 맛까지 더했다. 앙꼬가래떡은 2030의 사랑을 받으면서 성장해 이젠 전 연령대를 포섭하는 하나의 간식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앙꼬가래떡을 판매하는 ‘떡미당’의 황중현 이사는 “젊은 소비자층의 선호를 반영해 퓨전 앙꼬가래떡 생산을 시작했지만 최근엔 3040 주부의 구매량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떡미당은 호박군고구마 (호박 반죽+군고구마 앙금), 딸기크림치즈(딸기 반죽+크림치즈 앙금) 등 다양한 종류의 앙꼬가래떡을 생산한다. 또 다른 앙꼬가래떡 업체인 ‘떡두꺼비’는 바나나·녹차 앙금이 들어 있는 가래떡도 판매하는데, 스크류바가 떠오르는 꽈배기 무늬가 인상적이다. 앙꼬가래떡을 먹을 때 해동을 덜 시키면 여름 간식으로도 제격. 시중에서 판매하는 찰떡 아이스크림과 비슷한 식감이다.

칼로리 내리고 건강 올려! 현미가래떡


마음이가의 현미가래떡 등 가래떡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들.
마음이가의 현미가래떡 등 가래떡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들.
가래떡이 가지각색 앙꼬를 품기 시작하면서 칼로리도 덩달아 높아졌다. 떡을 좋아하던 다이어터 떡돌이와 떡순이들에겐 한없이 아쉬운 일. 이 틈새를 노려 흰쌀보다 상대적으로 칼로리가 적은 현미로 만든 가래떡 시장이 부상했다. 현미는 백미에 비해 소화가 느려 당 수치가 천천히 올라가 몸매 관리에 도움을 준다.

현미가래떡에 다양한 곡물이 추가되기도 한다. ‘마음이가’는 서리태현미가래떡, 현미귀리가래떡, 오곡가래떡을 만든다.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 각 가래떡은 현미를 베이스로 서리태, 귀리, 오곡 등이 추가로 들어간다. 서리태현미가래떡은 떡에 콕콕 박힌 검은콩이 더욱 구미를 당긴다. 당을 첨가하지 않고 오직 천일염으로만 간을 해 현미와 어우러진 각 재료들의 고유한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박현철 마음이가 대표는 “현미로 만들어진 가래떡이 특히 2030 여성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심심한 맛의 현미가래떡에 약간의 단맛을 더한 흑당가래떡도 있다. 현미가래떡의 당도에도 선택 폭을 넓힌 셈. 흑당가래떡을 생산하는 ‘떡편’ 관계자는 “가공하지 않은 원당을 첨가해 덜 달고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돌고 돌아 다시 떡볶이로


우리할매떡볶이의 가래떡 떡볶이 등 가래떡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들.
우리할매떡볶이의 가래떡 떡볶이 등 가래떡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들.
가래떡은 어느덧 ‘국민 간식’ 떡볶이 시장까지 점령했다. 가래떡 떡볶이 프랜차이즈 ‘우리할매떡볶이’가 대표적이다. 김태환 우리할매떡볶이 대표는 조리법을 개선해 기존 쌀떡에 양념이 잘 배지 않는 문제를 해결했다. 영남 지방 가래떡 떡볶이처럼 매콤하고 짭조름한 맛이 포인트. 우리할매떡볶이는 7월 12일 기준 수도권 지역에만 154개, 전국 323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가래떡 떡볶이의 인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셈이다.

가래떡 떡볶이의 대중화로 다른 떡볶이 업체들도 쌀떡 메뉴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걸작떡볶이치킨’은 5월 가래떡 떡볶이 3종을 출시했다. 가래떡 떡볶이 전문 밀키트 업체도 생겼다. 아울떡볶이는 간과 식감 모두를 잡기 위해 부산 대표 먹거리인 ‘물떡’에 쓰이는 가래떡을 활용했다. 이진호 아울떡볶이 대표는 “가래떡 떡볶이를 주문하는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젊은 세대뿐 아니라, 쌀 가래떡이 든든함을 줘 끼니용으로 찾는 40대 구매자도 많다”고 말했다.

이경은 기자 alien@donga.com

#2022 trend watch#할매니얼#가래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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