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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美, 대학에 ‘시체농장’ 세워 부패 과정 전문적으로 연구

입력 2022-08-20 03:00업데이트 2022-08-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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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건립… 시신 기증 받아
주변환경 따른 사망시간 추정
佛선 軍 산하에 법곤충연구 진행
해외 선진국의 경우 법곤충감정의 역사가 깊고 관련 연구도 상대적으로 활발하다. 대학에 법곤충학 전문 연구소를 설립해 전문가를 양성하거나 국가 차원에서 법곤충연구소를 두고 감정 결과를 형사 사건의 증거로 사용하는 곳이 적지 않다. 강력범죄 해결에도 법곤충감정이 혁혁한 공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법곤충감정으로 사망 시간을 추정한 건 1855년 프랑스 파리가 처음으로 알려져 있다. 한 주택 벽난로 선반 뒤에서 아기 시신이 발견됐는데, 처음에는 며칠 전에 사망했을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경찰은 시신에 붙은 진드기의 성장 정도를 분석해 사망 시점이 7년 전이라는 걸 알아냈고, 7년 전 그 집에 거주하던 부부를 범인으로 지목해 유죄 판결을 받아 냈다.

미국에선 1984년 9월 하와이 호놀룰루 해변 근처에서 여성 시신이 발견된 사건에서 구더기를 통해 살인 사건 피의자를 특정하기도 했다. 시신은 발견 19일 전 한 남성과 함께 식당을 나선 후 실종 신고된 여성이었다. 사망 원인은 타살로 밝혀졌지만 사망 시각을 추정하지 못해 용의자를 명확하게 지목하지 못했다. 경찰은 구더기 감정을 통해 피해자가 19일 전 사망했다는 걸 파악하고 감정 결과를 재판에 증거로 제출했다. 결국 실종 신고 당시 여성과 함께 있었던 남성이 범인으로 밝혀져 유죄 판결을 받았다.

미국에는 시체 부패 과정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소도 있다. 1980년 테네시대에 설립된 법의인류학센터는 ‘시체 농장’이라는 오싹한 별칭으로 불린다. 이 연구소는 연간 600여 구의 시신을 기증받아 환경에 따른 시신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곤충 등을 활용한 사망 시간 추정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프랑스는 육군 산하에 ‘헌병대범죄연구소(IRCGN)’와 부설 기관인 ‘동식물법의학부서’를 설립하고 유럽 최대 규모의 법곤충 연구를 벌이고 있다. 분석 결과는 형사 사건 해결의 중요 증거로 활용된다.

송태화 경찰수사연수원 과학수사과 교수는 “아직 우리나라는 검시관이 법곤충감정 방법을 배워나가며 일하는 단계”라며 “관련 연구소를 설립해 전문가를 양성하거나 검시관 대상 전문 교육과정을 마련해 감정의 정확도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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