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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책의 향기]현대인 비만의 주범… 단당류 섭취 줄여야

입력 2022-08-20 03:00업데이트 2022-08-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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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우리가 살찌기를 바란다/리처드 J 존슨 지음·최경은 옮김/424쪽·2만5000원·시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인 약 25억 명은 과체중 및 비만에 해당한다. 살찐 현대인들이 부쩍 많아지는 현상에 대해선 많은 분석이 존재한다. 필요 열량보다 많이 먹어서 혹은 이전처럼 강도 높은 육체노동을 하지 않아서 등 다양한 가설이 존재하지만 저자는 빙하기 이후 인류가 살이 찌는 체질로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인류의 조상 격인 영장류는 빙하기 지구를 거치며 서서히 ‘지방을 축적하는 체질’로 진화했다. 추워진 지구엔 종종 식량이 부족했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식량난에 대비하기 위해 인간의 신체는 몸속에 지방을 저장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는 것. 대부분 동물의 진화가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인간 역시 생존에 최적화된 체질로 변화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기원전 7000년경 일어난 농업혁명 이후 인간은 전례 없는 문제에 봉착한다. 농경사회가 형성되면서 인간은 안정적으로 농작물을 얻게 됐지만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 너무나 급격한 변화였다. 현대에 이르러선 극단적인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질 리 없는데도 인체는 빙하기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지방을 저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좀처럼 오지 않을 곤궁기를 끊임없이 대비하는 몸이 된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인체 시스템을 ‘생존 스위치’라 명명한다. 25년간 의사이자 임상과학자로 활동한 그는 인간뿐 아니라 벌새, 곰, 쥐 등 여러 동물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생존 스위치를 보유한 신체에서 비만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하는 물질을 찾아낸다. 바로 프럭토스(탄수화물의 일종으로 과일, 꿀 등에 들어있는 주요 당류)라 불리는 단당류다.

주로 에너지원으로 여겨졌던 프럭토스가 체내 지방 축적을 유도하는 물질이 됐고 프럭토스의 대사 과정에서 생겨난 부산물인 요산 수치가 높아지면 혈압까지 상승해 만성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과거엔 인류의 생존에 도움을 줬던 프럭토스가 오늘날엔 당뇨, 비만 등을 야기하는 독이 됐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이 같은 주장을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해나간다. 프럭토스의 양뿐 아니라 농도 역시 체중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또 프럭토스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람들이 체중 감량에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영양학적 방법도 제시한다.

과학적 이론을 매개로 비만을 분석한 책이지만 체중 감량에 관한 다양한 팁도 담겨 있어 실용서의 성격을 띤다. 우선 지방이나 탄수화물, 단백질보다도 단맛을 내는 단당류 섭취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당류가 포함된 식음료는 물론이고 당류가 함유된 과일 역시 가려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화과, 망고, 청포도, 수박 등 프럭토스 함량이 높은 과일은 적당량을 섭취하라고 권한다. 칼륨과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간 키위, 블루베리, 딸기, 체리는 비교적 프럭토스 함량이 낮은 과일에 속한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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