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비핵화, 하룻 밤새 일어날 것으로 생각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9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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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뉴시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뉴시스
미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북한이 받아들인다면 환영할만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8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북한이 우리나 우리 동맹국들로부터 들은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환영할만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거기서부터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북한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듣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프라이스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19일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대한 구상’을 거부 의사를 밝히기 전 진행된 브리핑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이 밝힌 담대한 구상은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식량·인프라·보건·금융 등 다양한 경제 분야에서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지원에 나서겠다는 것을 말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는 것만으로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유엔 안보리 관계자를 인용해 “식량·자원 교환 프로그램이 대북 제재 위반일 가능성이 있어 제재 면제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프라이스 대변인은 유엔 관계자 발언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광범위하게 보면 제재 체제는 식량을 포함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재에서) 면제한다”며 원론적으로 ‘담대한 구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님을 시사했다.

그는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단계가 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하룻밤 새 일어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북한이 대화의 외교에 관여할 의지를 나타내는 게 첫걸음이고 우린 북한과 직접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인도태평양과 동북아시아 내 안보 환경에는 수많은 도전이 있다”며 북한이 제기하는 것보다 역내 평화·안보에 더 큰 도전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포함한 다수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에 직면해 동맹인 한국, 일본과 대비 태세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 왔다고도 강조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이 이달 22일부터 시행되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 한미 연합훈련을 ‘북침 전쟁을 위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 “순전히 방어적인 것”이라며 북한의 잠재적인 위협 및 도발로부터 공동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선호하는 접근법은 대화와 외교”라며 “북한과 직접적인 대화에 참여하고자 한다. 이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우리 공동의 목표를 증진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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