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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둘이서 팝콘 먹으며 영화보면 4만원 훌쩍… 극장 가기 겁나요”

입력 2022-08-19 03:00업데이트 2022-08-19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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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중 영화관람료 수직상승, 일반관 기준 1만4000∼1만5000원
IMAX관 이용시 2만원으로 ‘껑충’
비싼 관람료 탓 극장 방문 신중, 호평받는 대작 아니면 관람 외면
‘경영난’ 영화관들, 요금 인하 난색… 영진위 “청년 할인권 등 강구할 것”
1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 매점 앞 키오스크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먹을 팝콘 등 간식을 주문하는 모습. CGV 제공
대학생 김예성 씨(23)는 올해 제 돈을 다 내고 영화관에 간 적이 없다. 통신사 무료 혜택을 받아 2번 간 게 전부다. 팬데믹 이전 한 달에 한 번꼴로 영화관에 갔다는 그는 “관람료가 크게 오른 뒤로는 영화관에 가기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팬데믹 기간 영화 관람료가 세 차례에 걸쳐 가파르게 오르면서 영화관 방문을 부담스러워하는 관객들이 늘어난 분위기다. 영화 관람료는 CGV 기준 2020년 10월 1만2000원(이하 주말 일반관 기준)에서 1만3000원으로 8.3% 올랐다. 지난해 4월과 올해 4월에 걸쳐 1000원씩이 더 올라 현재는 1만5000원이다. 영화 관람료가 2001년 8000원에서 2016년 1만1000원으로 3000원 인상되는 데 15년이 걸린 반면 2018년 4월 1만2000원으로 올린 관람료가 1만5000원이 되는 데는 불과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수직 상승이라 해도 될 정도다.

1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을 찾은 장원재 씨(27)와 그의 여자친구는 이날 평일 관람료 2만8000원(2인)과 핫도그와 콜라 구입에 쓴 돈 1만1500원을 합쳐 4만 원 가까이를 썼다. 장 씨는 “관람료가 비싸다 보니 영화 관람을 예전보다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2인이 주말에 영화를 보면 팝콘 등 간식비를 포함해 4만 원이 넘게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만 원인 IMAX관 등 특별관을 이용하면 5만∼6만 원이 나간다.

여름 성수기 개봉한 한국 영화 ‘빅4’ 중 ‘비상선언’과 ‘외계+인’이 흥행에 참패한 원인 중 하나로도 관람료가 지목된다. 비싼 관람료 탓에 관객들의 눈이 높아졌고 초반 입소문이 안 좋을 경우 아예 지갑을 닫아버리게 된다는 것. 탄탄한 시나리오와 화려한 볼거리, 빈틈없는 만듦새 등으로 중무장해 호평이 쏟아지는 대작이 아니면 외면받는 분위기다.

호평받고 있는 ‘한산: 용의 출현’의 경우 개봉 22일째인 17일까지 63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과거 1000만 영화들에 비해선 흥행 속도가 느린 편이다. ‘헌트’ 등 대작 4편이 줄줄이 개봉한 영향도 있지만 관람료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높은 관람료의 영향으로 관객들의 영화관 방문 결정이 어느 때보다 신중해지면서 향후 1000만 영화는 더욱 귀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화 한 편 관람료가 세계 각국 영화와 시리즈로 가득한 넷플릭스 한 달 구독료(스탠더드 기준 1만3500원)와 맞먹는 만큼 영화관에 갈 필요를 못 느낀다는 젊은층이 늘고 있는 점 역시 1000만 영화의 탄생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다.

관람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지만 영화관 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각각 1634억 원, 1224억 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냈다. CGV 매출 중 티켓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66%였다. 영화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2분기 각 극장사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지만 부채 규모가 막대해 관람료를 내릴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관람료를 내리기 어렵다면 할인 혜택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기용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높은 관람료가 장기적으로 영화계를 침체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하고 있다”며 “청년 할인권 발급 등을 통해 관람료를 내리지 않고도 영화관에 더 많은 이들이 갈 수 있게 하는 보조 방안을 강구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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