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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수해로 쌓인 ‘폐기물 산’… “하루 18시간씩 치워도 끝이 안보여”

입력 2022-08-19 03:00업데이트 2022-08-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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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천 폐기물 처리 시설 가보니
18일 오후 서울 동작구 환경지원센터에서 동작구청 청소과 직원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수해 폐기물을 치우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저 매트리스 빼주세요!” “지금 상차(上車)가 너무 밀렸어요!”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구 환경지원센터’. 노란 작업복을 입은 구청 청소과 미화원(환경공무관)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민첩하게 움직였다. 이곳에서 일하는 한 미화원은 “며칠째 주말도 없이 오전 4시에 출근해 오후 10시까지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며 “오늘도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 콩국수를 5분 만에 먹고 다시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수도권의 기록적 폭우로 침수됐던 폐기물이 적환장(매립장에 가기 전 쓰레기를 임시로 모아 두는 곳)에 밀려들고 있다. 특히 침수 피해가 컸던 서울 관악구, 동작구 등의 폐기물 적환장은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 “하루 18시간 꼬박 일해도 부족”
동작구 환경지원센터는 수해 폐기물이 ‘쓰레기 산’을 이루고 있었다. 원래 재활용 폐기물을 처리하던 이곳은 최근 동작구에 호우가 집중되면서 쓰레기가 대량으로 발생하자 재활용이 아닌 폐기물도 임시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적환장 한쪽에는 침수된 생활용품과 매트리스, 장판, 가구 등이 약 4m 높이로 쌓여 있었다. 매립이 불가능한 것들을 걸러낸 뒤 포클레인이 폐기물을 들어 운반 트럭 안에 떨어뜨리자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폐기물은 인천 서구의 수도권매립지로 옮겨진다.

관악구 폐기물 적환장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관악구 클린센터’는 이날 오전 내내 전면 유리에 ‘수해 복구차량’이라고 적힌 트럭이 들락거렸다. 구청 관계자는 “어제도 25t 트럭 17대를 동원해 수도권매립지까지 총 50번을 왕복한 후에야 작업이 끝났다”며 “다음 주는 돼야 수해 폐기물 처리가 마무리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후 찾은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는 폐기물을 실은 트럭이 쉴 새 없이 들어오는 모습이었다. 수도권매립지 관계자는 “폐기물이 평소 하루에 25t 트럭으로 300∼400대 들어오는데, 이번 수해로 100대씩 더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9∼17일 수거된 서울 시내 수해 폐기물은 1만1062t에 달한다. 서초·동작·관악·영등포 등 4개 구에서 발생한 쓰레기만 약 8200t이고, 특히 침수 피해가 심했던 관악구에서만 3607t이 수거됐다. 관계자들은 쓰레기는 밀려드는데 장비와 인력에 한계가 있어 수해 폐기물을 모두 처리하는 데는 앞으로 1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 차량 침수 피해 1만 건 넘어
폭우로 차량 침수가 1만 건 넘게 발생하며 보험사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12개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 피해 신고 건수는 18일 오전까지 1만1685건으로 집계됐다. 보험사 측의 추정 손해액은 1637억1000만 원에 이른다. 보험업계에선 이번 침수 정도가 심해 폐차되는 차량이 침수 차량 중 60%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오후 일부 보험사들이 허가를 받고 침수된 차량을 임시 보관하는 서울대공원 주차장엔 차량 1100여 대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상당수는 흙을 뒤집어쓰거나, 내부 시트가 젖은 채였다. 전국 폐차업체 100여 곳이 매일 이곳에서 차량을 견인해간다. 현장에서 만난 한 보험사 관계자는 “우리 보험사에서만 매일 40대 가까이 차량을 폐차장으로 견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 보험사 관계자는 침수로 이달 폐차되는 차량 수가 지난달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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